이순주(83, 마령면 강정리)

수업이 끝나고 동요들과 집으로 오려고 차를 기다리는데 엇찌나 바람이 세차게 불어 추운지.
목에 맨 마후라도 꽁꽁 매고, 옷깃도 다시 여미었다.
아직 김장 할 준비도 갖추지 않았는데 벌써 날이 추어지니 걱정이 된다.
뒤 텃밭에 가 배추를 들러보니 거이 두 달간 가물엇던 날씨에 엊그제 잠깐 내린 단비로 겨우 기지게를 펴고 방긋이 웃고 있는 배추들이 갑자기 추어지니 다시 움추려 있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간사한 마음을 다독이며 날씨가 풀리는데로 김장할 것을 준비하느라 오늘 오후는 너무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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