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일을 시켜서 미안해요
정이월(84, 동향면 학선리)

5월2일 일요일 날은 농민들이 농사 잘 질 수 있게 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는데, 우리 집은 시아제들이 와서 조카도 오고, 아들도 오고, 산소를 손 보고, 점심식사 하고 내가 시아재에게 부탁했다.
"우리 밭에 비닐리를 덮어야 되는데 내가 죽어도 못하니 어떻게 아주버님이 수고해 주세요."
시아재와 족카, 아들들이 다 달라 들러 비닐리를 치는데, 여러시 하니까 금방 끝네고 집에 와서 커피 한잔식 먹고 간다고 하기에 고추장과 된장하고 고사리를 주웠다.
서울로도 가고, 부산으로도 가고, 너 떠나고 나 떠나고 다 떠났다.
오랜만에 온 손님을 일을 시켜서 미안한데, 어쩔 수 없어. 내가 못한 게 넙을 살내도 없고, 이러는 차에 사람을 보니까 욕심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부탁했다.
일은 잘 끝내는데,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합니다.
5월4일. 오늘도 비가 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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