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농사도 힘들어서 할 수가 없어요
최한순(83, 동향면 학선리)

오늘은 비 만이 왔다. 우리는 아직 모가 안 커서 못 심고 있다. 세월이 가다 보면 하는 때가 오게지.
오늘은 봉곡교회 갓다 와서 부친개 해서 먹고 나민 끄리서 점심 먹어다.
내일은 비만 안 오면 참깨를 심자. 우리 농부는 농사를 지야 먹고 산다. 나는 고추 이백포기 심어다. 고추 농사 힘들어서 할 수가 없다. 사서 먹는기 조타.
'허리야', '다리야' 하면서 살긋 없다.
우리가 살면 한 오백년 사냐. 한심하지요. 잘 하면 인생 칠십, 강건하면 인생 팔십이요. 육십세에서 저 세상에서 나 데리로 오거든 아직은 절머서 못 간다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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