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도움 없이 산을 걷는 형님들
이순주(84, 마령면 강정리)

저녁을 먹고 KBS 2TV를 보는데 'TV는 사랑을 실고'에 우리나라에 태극마크를 안겨준 이봉주 선수가 척추수술로 쌍지팡이에 몸을 지탱하고 옛 스승 코치를 만나는 장면을 보았다.
몇 달 전만 해도 연예인 프로축구 선수로 활동했는데, 어찌하다 그리 됐는지.
나를 다시금 보게 되었다.
삼 년 전만 해도 나도 날으듯이 걸었는데, 척추수술로 지금은 누구에 도움을 받거나 유모차에 지탱하며 산다.
오늘 소풍에도 남들처럼 잘 걸어서 다니고 싶은데, 몸 따로 마음 따로 나보다 2살, 4살 위인 형님들이 누구에 도움 없이 산위를 걸어 오신게 정말 부러워.
선생님이 나무로 끈어 만들어 준 지팡이를 집고 혼자서 엉엉 울고 말았다.
그래도 이봉주에 쌍지팡이가 아닌 걸 다행으로 생각하면 많은 욕심없이 가는 그날까지 이 상태로만 지탱해 주길 아버님, 어머님께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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