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쥐띠 인터뷰(5) … 네 식구 중 세 명 쥐띠, 이상철씨 가족

▲ 무려 네 식구 중 세 명이 쥐띠인 이상철(오른쪽)씨 식구들. 아쉽게도 막내딸은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어 만날 수 없었다. 오른쪽부터 부인 송순애씨, 장남 이홍희씨.
이번 호에 소개할 쥐띠는 터미널 근처에서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철(48, 군하리 관산2동)씨 가족이다.
그런데 쥐띠가 한 명이 아니다. 네 식구 중에 자그마치 세 명이나 된단다. 이상철씨와 부인 송순애(48)씨, 그리고 장남 이홍희(24)씨가 바로 쥐띠다.

“그때는 삼재라고 해서 25살 전에 무조건 결혼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선을 보고 한 달 만에 결혼을 했죠. 한 달 동안 서로 알아봤자 얼마나 알았겠어요. 결혼을 하고 살아가면서 알게 된 것이 많아요.”
1984년, 1월에 결혼한 이씨 부부는 그해 11월에 큰아들을 순산했다. 그 아들이 바로 이홍희씨다. 전주대에 재학중인 이홍희씨는 쥐가 상징하는 부지런함을 쏙 닮았다.

“전주대 광고홍보학과에 재학 중이에요. 처음에는 광고에 관심이 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광고보다는 마케팅이 더 재밌더라고요. 앞으로 마케팅에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고자 마케팅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야무진 미래를 설계중인 이홍희씨는 졸업반이라 취업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씨 부부는 농사를 직접 짓다 보니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도 요즘 물가가 어떤지 도통 관심이 없다.
“직접 농사를 다 지어서 먹어요. 그러다 보면 식당에서 파는 음식들도 싼지 비싼지 모르고 그냥 달라는 대로 다 줘요. 우리가 직접 지은 것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참 신선하다고들 해요. 직접 재배한 쌀이며 야채들이니 맛있다고 해주면 힘들었던 농사일도 금방 잊게 돼죠. 아들 홍희가 방학 때마다 와서 일손을 거들어 주니까 그나마 한결 편해요.”

은근히 아들을 칭찬한다. 실제로 아들 이홍희씨는 진안에 올 때마다 엄마가 운영하는 식당일을 돕고자 설거지를 도맡아 하다 보니 빨간 고무장갑을 벗을 날이 없단다.
“크면서 딱 한번 속 썩인 적이 있어요. 홍희가 초등학교 다닐 때였는데 전주로 가출을 했던 적이 있어요. 물론 하루도 안돼서 집에 왔지만요. 그때 집 근처에 있던 강아지를 괴롭혔다가 강아지 주인한테 혼이 나고선 그대로 겁을 먹고 전주로 도망갔더라고요.”

당시를 회상하던 가족들은 파안대소를 터뜨리며 추억을 즐겼다. 이홍희씨는 그때 정말 퇴학을 당하는 줄 알았다고.
그런데 송순애씨는 올해가 그저 즐겁지만은 않다. 오히려 더 섭섭하다는 송순애씨.

“올해로 결혼이 25주년째 인줄 알았어요. 은혼식을 하려고 몇 년 전부터 기다려 왔거든요. 드디어 올해 은혼식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알고 보니 올해가 24년째더라고요. 너무 섭섭했죠. 올해만 기다리면서 왔는데 막상 아니라고 하니까요. 쥐띠 부부라 쥐띠 해에 은혼식을 하고 싶었는데….”
섭섭한 속내를 내비치는 송씨를 이상철씨와 아들 이홍희씨가 “은혼식이야 내년에 하면 되지.”라며 토닥인다.

“우리가 쥐띠니까 유난히 2008년이 기다려지더라고요. 그런데 하도 바쁘게 살고 하루하루에 충실하다 보니 쥐의 해가 돼도 여느 다른 해와 똑같아요. 그래도 쥐는 재물과 부의 상징이라고 하니까 왠지 올해는 건강해 질 것 같고 돈도 많이 모일 것 같아요.”

관산 2리 이장을 맡고 있는 이상철씨는 농사지으랴 식당일 도우랴 하루가 모자라고 남편을 도우며 식당일에 종사중인 후덕한 심성을 지닌 송순애씨와 대학생활을 마무리하며 취업준비에 열심인 이홍희씨, 그리고 쥐는 아니지만 부지런한 식구들과 알콩달콩 살고 싶은 막내딸 이은실씨. 이 네 식구가 무자년을 맞아 쥐가 상징하는 부와 건강을 움켜쥐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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