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아니면 아무것도 못하는 할매가 됐다
정이월(84, 동향면 학선리)

이번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날씨가 참 잘 해 주워서 고마웠습니다.
9일 토요일에 비가 억수로 온다 해서 들깨를 밭으로 가듯 까라놓고 걱정을 햇는데, 비가 안 오고 날씨가 좋아서 우리 아들 사형재가 다 와서 깨타작을 잘 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나는 두손 모아 하늘을 향하고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올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시아재와 동서, 나하고 들깨를 부처서 너러 말리고, 나영이를 되리고 프데에 퍼 담고, 나영이가 깨 푸데를 다 드러 날라 디려났다.
비 맛지 안하고 잘 말려서 디려 놓고 나니 내 마음은 편하다.
모든 걸 다 끈내고 아들, 며느리가 다 갔다.
내 마음이 한 결 판하다. 자식들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할매가 됐다. 내 마음은 허전하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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