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 재경장수군향우회 사무처장

진안은 물안개가 있습니다. 호수 같은 댐의 물이 마을 앞에 가득 채워져 온 동네가 정원이고 풍경들은 그림일 뿐입니다.

눈치 빠르고 인심 좋은 사람들은 당신이 글이래도 쓰는 시간이면 원고지가 쉴 새 없이 쌓여갈 때쯤이면 왠 종일이래도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살아갈 것입니다.
당신이 그곳에서 살기만 하신다면야...

진안은 마이산이 있고 이웃에 논개가 태어났던 장수가 있어 그곳에서 아주 오래 사셔야 합니다.
가끔 나들이길 장계육십령고개 바로 넘어 영남에 가실 때도, 그쪽 동네사람들 편하게 오고 가시려면 당신은 진안에 사셔야 합니다.

그래야 나도 덤으로 기쁨하나 만들어 장수 가는 길 당신 집 앞에서 잠깐 멈추었다래도 지나가야지요.
가끔은 서풍이 불어올 때 이웃한 전주에서 콩나물국 끓는 냄새가 문풍지사이로 들어오면 한걸음에 달려갈 수 있어 진안은 당신의 고향으로 충분하답니다.

진안 어디쯤인가 김택겸이라는 분도 목을 빼고 기다리니 다리품 버리시며 다른 곳 가실 필요 없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면, 그것도 아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것이 행복입니다.
네모의 칸칸을 메우실 때는 공기 맑고 물 맑은 것만 해도 어딘데요. 진안의 이웃한 장수사람들도 당신이 오시길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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