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추

/동 창 옥 농업기술센터상추는 국화과 엽채류 식물로 비교적 서늘한 기후하에서 생장이 잘 되는 호냉성 채소이다.재래종인 측면 포기 잎상추(적축면, 청축면)와 잎을 하나하나 따면서 오랫동안 수확하는 치마 잎상추(적치마, 청치마)가 재배의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그 외에 결구상추가 일부 있다. 종자는 작고 흑갈색 내지 백색이며 잎은 유묘기에는 작고 잎자루가 있으나 결각(缺刻:잎의 가장자리가 깊이 후미지게 패어 들어간 현상)이나 축면(잎이 오므라든 듯한 굴곡이 있는 형상)현상은 볼 수 없다. 결구상추에서는 결구기에 이르면 잎이 짧고 잎자루가 있는 둥근 잎이 되고 잎의 가장자리에는 결각이 많아진다. 잎수는 약 60장이고 20%는 외엽이며 결구엽이 약 80%이다. 줄기는 굵고 짧은데 약2~3cm 정도로 꽃눈이 형성되면 줄기가 신장해서 다수의 황색 두상화(頭狀花:꽃대의 끝에 꽃자루가 없는 많은 작은 꽃이 한데 뭉켜 붙어서 한송이의 꽃처럼 보이는 꽃, 국화, 해바라기 등)를 착생시킨다. 뿌리는 땅속 20~30cm에 대부분이 분포하며 식물체가 손상되면 국화과 특유의 흰 점액이 분비된다. 다른 엽채류에 비해 무기질과 비타민의 함량이 높으며 특히 철분이 많아 혈액을 증가시키고 맑게 해 주는 보건식품으로 가치가 높다.상추의 잎줄기에 있는 우유 빛 즙액(later)의 ‘라쿠루신’ 성분은 고온기에 많이 생성되며 쓴맛을 내는데, 아편(opium)과 같이 신경안정, 진통, 최면작용이 있어 상추를 많이 먹게 되면 졸리게 되므로 불면증이나 신경과민 증상에 사용하면 좋다.상추는 신선하고 상쾌한 맛을 지닐 뿐 아니라 씹는 느낌이 좋아 생식으로 적합하여 다른 민족과는 달리 우리 민족은 상추쌈을 매우 즐겨 먹었다. 유라시아 지역의 대부분을 점령하여 당시 전세계 초강대국이던 원나라 황실에 상추쌈 문화를 전한 나라가 바로 고려였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통해 습식한 상추는 우리나라에서 쌈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지만 세계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샐러드용 채소이다. 보리밥에 쌈은 매우 좋은 음식궁합이라 할 수 있다. 보리밥은 체내의 불필요한 열을 식혀주며 소화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상추와 같이 먹으면 효과가 더욱 좋아지지만 이는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해당된다. 몸이 차서 설사를 자주하는 소음인의 경우에는 오히려 냉병에 걸리기 쉬우므로 상추를 많이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예전에 아기를 낳은 산모가 가난하여 산후조리에 좋은 미역국을 먹지 못하고 상추를 먹었더니 산모는 배가 아프고 젖을 먹은 아이는 푸른 변을 보게 되었다. 이것을 본 사람들이 상추를 강 건너 멀리 심었다고 하여 월강초라 했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상추는 산모가 금해야 할 음식중 하나이다. 한편 상추의 우윳빛 진물이 정액(精液)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성(性)과 관련해 ‘고추 밭 이랑 사이에 심은 상추가 효과가 더 좋다’는 속설도 있다.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이를 풀지 못했을 때 잘 생기는 화병(火病),울화병(鬱火病)에 상추를 먹으면 화기가 풀어진다고 하는데, 이시진(李時珍, 1518~1593)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상추는 가슴에 뭉친 기(氣)를 풀어주며 막힌 경락을 뚫어준다’고 하여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상추의 학명인 라크투카(Lactuca)는 젖[乳]을 의미하는 라틴어의 라크(lac)로부터 유래된 것이며 식물체 내에 흰젖 모양의 즙액이 함유되어 있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상추 잎을 한방에서 와거로 부른다.훈민정음이 창제된 이후 현존하고 있는 한글표기 의서(醫書)중 최초인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에 상추가 ‘부룻대’로 표기된 이래 최근까지 ‘부루, 부로’ 또는 ‘상취, 샹취, 상츄 등으로 불려졌다. 상추는 익혀 먹지 않고 날로 먹는 좋은 채소라는 뜻의 生菜(생채→상추)에서 나온 단어로 채소의 대장이라 할 수 있다.또한 상추를 천금채(千金菜)라고도 하였는데 매우 비싼 값[千金]의 채소[菜]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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