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책 읽는 진안
유지화(노계3동작은도서관)

·저자 : 최원형 / ·출판 : 책읽는곰(2020.10.15)
·저자 : 최원형 / ·출판 : 책읽는곰(2020.10.15)

요즘 한창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환경관련 서적을 많이 찾아서 읽고, 재작년부터는 우리 도서관에서도 여름방학 때 환경캠프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환경 도서를 읽고 함께 실천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환경을 살려보자고 얘기하는데 그때 아이들과 함께 읽어봤던 책이 바로 최원형 저자의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이다. 

제목부터 신박한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는 동물들의 목소리로 전하는 생태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이다. 겨울부터 이듬해 가을까지 한 해 동안 고래똥 생태 연구소를 찾아온 동물 손님들이 가져온 환경 이야기를 대화 형식으로 담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제목만 접하고 처음엔 나도 아이들도 의아했지만 책을 함께 읽어가면서 점차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라면과 숲은 상관이 없으면 좋겠지만 사실은 무척 깊게 관련돼 있고, 우리가 무심코 먹고 쓰는 모든 의식주 활동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에서는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사람들이 몰래 불태우고 라면을 튀기는 데 쓰이는 기름인 팜유를 만드는 기름야자를 심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팜유와 환경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라면을 튀기는 데 쓰이는 팜유는 다른 식물성오일보다 값이 싸고 더욱 바삭한 맛을 내기 때문에 사람들이 선호하며, 팜유를 정제하여 추출하는 계면활성제는 비누, 치약, 샴푸, 세제 등 기름때 따위가 물에 잘 씻겨 나가게 해 주어 우리 일상에서 널리 쓰인다. 이렇게 팜유가 많이 쓰이게 되면서 더 넓은 기름야자 농장이 필요해졌고 오랫동안 동·식물들의 집이었던 숲을 불태워 기름야자 농장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라면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나무 한 그루가 잘려 나간다는 것이고, 그것은 단지 나무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뿌리에서부터 꼭대기인 우듬지까지 한 나무에 깃든 수많은 생명이 숲과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세대학교에서 공부했고 지금은 생태, 에너지, 기후변화에 관한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며 시민 교육에 힘쓰는 저자 최원형씨는 이 책에 대한 인터뷰에서 환경문제는 너무나 큰 문제이기 때문에 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우리의 의식주를 통해서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런 일상에서 부딪히고 만나는 환경과 생태 문제를 어린이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어서 이 책을 서술했다고 한다. 

나 또한 그동안 몰라서, 관심이 없어서 소비한 것들이 많더라.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의 환경이 지금처럼 혹은 지금보다 더 좋아지길 원한다면 소비에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며, 아이들과 함께 환경과 현명한 소비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인 것 같아 이 책을 추천한다. 

 

※지면에 소개된 책을 읽고 이메일(yunju96@hanmail.net)로 소감문을 보내주시면 추첨을 통해 진안군 작은도서관운영협의회가 준비한 도서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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