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정영배 진안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산의 옷이 달라진다. 어제는 피지 않았던 진달래가 불쑥 고개를 드미니, 매일 보는 산도 낯설게 느껴질 정도이다.

봄바람도 좋고 푸른 산록의 내음도 좋아서 봄 나들이를 떠나려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래서인지 유권자들에게 선거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선거 때만 되면 이구동성으로 '우리나라는 정치인은 없고 정치꾼만 있으니 정치인은 모두 그 사람이 그 사람 아니냐'며 투표할 만한 사람이 없으니 아예 기권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투표권 행사에의 기권은 유권자에게 주어진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는 것 그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은 투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나 혼자 기권해도 상관없겠지'하는 무책임한 태도, '투표할 사람은 많으니까 빠져도 되겠지'하는 생각들은 결국 부정한 정치인이나 후보자를 이롭게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의 한 표가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는 길이다.

유권자인 당신이 기권하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후보자가 당선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선거 참여는 국민으로서의 권리일 뿐만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의 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정치권에 불만을 토로하고 비판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참여하는 선거가 아름답다.

정치불신의 근본적인 책임은 정치인에게만 있다기보다는 그러한 정치인을 뽑았거나 뽑히는 것을 방치하고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에게도 있는 것이다.

유권자인 당신이 먼저 달라져야 선거도 달라지고 선거가 달라지면 정치도 달라진다.
유권자가 중심을 잡으면 선거가 달라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생들이 휴대폰을 살 때처럼,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을 때처럼, 가정주부들이 시장에서 반찬거리를 고를 때처럼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할 때는 지연이나 학연·혈연 등 연고 관계를 떠나 각 가정에 배부되는 후보자의 선거홍보물을 꼼꼼히 읽어보고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사항과 자질 등 합리적인 요소를 비교·검토하여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우리 국가와 사회의 어떤 면이 잘못되어 있는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누구나 개인적으로 잘못을 지적하는데 있어서는 한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을 때에는 그러한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지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세월은 어느 덧 21세기를 달려가는데 우리의 정신은 아직도 19세기나 20세기의 현실에 머물러 있다면 시대조류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오는 4월 9일 제18대 국회의원선거일은 임시공휴일이다. 그러나, 다른 공휴일과는 달리 앞으로 4년간 국민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하고 이끌어 줄 대표자를 뽑는 날이다.

선거일은 단지 쉬는 날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날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정치와 선거에서 가히 혁명을 이루어 후대에는 더 이상의 부끄러운 역사의 연속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유권자인 당신의 손끝에서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번 국회의원선거야말로 유권자의 힘으로 건강한 새정치가 시작되는 날, 정치개혁의 원년으로 삼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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