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배정기 진안읍

사람마다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소회는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다음 두 가지를 성찰하고 새해에 정치권과 노사관계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적어 봅니다.

첫째 가화(家和)입니다.
가정은 아들, 딸을 낳아 기르고 가르치는 작은 학교요 교회입니다. 또 온 가족의 안식처요 사랑의 복음자리입니다.
'아무리 높은 벼슬과 큰 부자로 살았다 해도 가정이 화락(和樂)하지 않았다면 성공한 인생이라 할 수 없다'합니다.
이만큼 가정의 화락은 삶의 가장 소중한 가치요 행복한 삶의 씨앗이요 토양입니다. 그래서 옛말에도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습니다.

가정의 화락은 가정의 중심인 부부(夫婦)의 마음가짐과 행실에 달려 있습니다.
유대인들의 탈무드에 보면 시집가는 딸에게"딸아 네가 남편을 왕(王)처럼 존경한다면 너는 여왕(女王)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남편을 돈 벌어오는 머슴처럼 여긴다면 너는 하녀(下女)로 둔갑할 것이다." 그리고 남편에게는"남편이 아내를 소중히 여길 때 아내는 현모양처(賢母良妻)가 된다. 평생 남편에게 무시당한 아내가 어느 날 현모양처가 되길 바란다면 그것은 씨앗을 뿌리지 않고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하였습니다.
이 탈무드의 교훈은 바로 나의 가치를 높이고 낮추는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自身)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하게 합니다.

둘째 여러 인연(因緣)과의 친화(親和)입니다. 사람은 혈연 지연 학연 여러 모임 등의 인연으로 서로 애정(愛情)을 나누며 살아갑니다.
"애정은 산길(林道)과 같아 자주 오가지 않으면 나중엔 그 길마저 없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와같이 자주 만날수록 정(情)이 깊어지게 됩니다.
지금은 핵가족(核家族) 세상이 되어 한 가족 간에도 서로 떨어져 살고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여 안타까운데, 요 몇 년간은 "코로나19" 질병으로 그 길마저 더 어렵게 되어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천리면 이웃도 천리"라는 말과 같이 마음만 있으면 코로나 방역지침을 서로 잘 지키며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서로 자주 만나고 그렇지 않으면 편지나 전화로라도 자주 연락하여 차츰 멀어져가는 정(情)을 가깝게 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정치인의 정도(正道)를 위하여 
국가의 목적은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실현하는데 있습니다. 정치는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하여 국가의 균형발전을 구현(具現)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수상 처칠 경(卿)은 "정치가는 때론 사자와 같이 용감해야 할 때가 있고 때론 여우와 같이 교활할 때가 있다. 그의 최후목적은 국가의 이익에 있고 나아가 세계평화에 기여하여야 한다." 하였습니다.

이와같이 여러 정책 중 국익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 현실은 때론 국익보다 사리사욕(지역예산확보) 당리당략에 우선하여 정쟁(政爭)에만 편중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정치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타협하는 원리입니다. 여야(與野)가 서로 다른 정책이라도 토론하고 협의하여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이라도 신속히 확정 시행해야 하거늘 끝까지 타협하지 못하여 1년 예산을 법정시한을 넘기는 일이 앞으로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국회의원은 헌법상 국민의 대표입니다. 국민의 대표다운 품격을 유지해주시기 바랍니다. 몇몇 분으로 인하여 국회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 앞으로는 없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청문회나 국정 질문 시 상대방에 대하여 마치 죄인 다루듯이 큰 소리로 호통치는 고압적인 자세는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니 이런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금년에는 여야가 화합 협치하여 희망을 주는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넷째 노사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노사의 초심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노사운동은 국민의 신뢰에만 발전할 수 있습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사가 생각납니다.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여 주십시오."입니다.
아무리 목적이 선(善)하다해도 그를 실천하는 방법이 선하지 않으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내가 회사를 위하여 열심히 일할 때 나도 살고 회사도 산다, 회사가 잘돼야 나도 잘된다는 상생발전(相生發展)을 위하여 열심히 일해주기를 바랍니다.

노동자의 오랜 파업과 쟁의로 회사가 큰 손해를 본다는 소식은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의 기업이 국내기업 간의 경쟁뿐 아니라 외국의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냉엄한 국제적 현실과 온 세계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고 우리도 삼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어려운 현실을 냉철히 인식하여 노사의 화합과 온 국민의 협력으로 이 어려운 난국을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합시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그 꿈은 이루어집니다.

미국에서 흑인 인종차별 철폐를 위하여 싸운 마틴 루터킹(1929~1968) 목사가 미국 노예 해방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의 연설에서 "노예의 주인과 노예가 형제애를 이루는 날이 오리라는 꿈, 백인과 흑인의 아들이 한 밥상에서 밥을 먹는 꿈입니다." 하였습니다. 오늘날 인종차별 없는 자유와 평등한 세상의 꿈이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모두가 소원하면 여야정치인이 오직 국가를 위하여 협치하는 꿈, 노동자의 투쟁 단결의 머리띠가 협동 발전의 머리띠로 바뀌는 꿈이 하루속히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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