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지 얼마 안 됐는데, 세월 잘도 간다
최한순(85, 동향면 학선리)

오늘은 할 일 없다. 회관에나 가자. 날은 따십다.
할 말도 없어. 우리가 살고 보면 한 백년 살라든가.
오늘은 우리 동네 이기봉이가 아파서 병원에 가 있다. 진안 병원에 가서 있다.
밭이 가든이 냉이도 나고, 쑥도 났다. 세월도 잘도 간다.
밭이 가서 보니 마늘이 나서 컸다. 쪽파 나서 컸다. 세월도 잘도 간다.
눈이 온 지도 얼마 안 갔다. 앞푸로 열흘 가면 감자도 심는다.
지금은 너무 빨라서 감자가 언다. 얼면 싹 죽는다. 감자가 죽는다. 죽고 나면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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