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김주환 진안치과 원장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하기로 했다. 협상을 했다지만, 어떤 협상을 어떻게 해서 한국이 양보하고 얻은 것은 무엇이고 미국이 양보한 것은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것은 협상이 아니다.

미국의 요구와 이해에 지시를 따르고 수용한 것이지 협상을 한 것은 아니다. 실용을 추구하는 정부의 협상은 이런 것?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결과에 대한 입장은 점입가경(漸入佳境), 가관이다.

일본 방문 중에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가장 비싼 쇠고기를 먹어 왔는데 소비자들에겐 좋은 일"이라고 하면서, "(쇠고기 협상 판결에 대해) 미국 측에서도 상당히 고맙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MBC방송 PD수첩의 취재에서 보여준 것처럼 광우병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로 믿고 마음 놓고 먹을'수는 없다.

협상 결과에 대해 미국 측은 상당히 고마워했다는데 한국 농민은 전혀 고마워하고 있지 않다. 광우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위태롭게 하고 한국의 축산 농정을 파탄에 빠뜨리면서도 오로지 미국이 고마워하는데 관심을 갖는 그분은 어느 나라 대통령?

한국에 돌아와서 미국산 쇠고기 협상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자, 발 빠르게 경기도 포천의 한우 농가를 찾았다. 역시 실용적이고 부지런하다.

BBK 의혹을 딛고 당선된 대통령다운 발언이 이어진다. 곧 국민소득이 4만 달러가되고, 그렇게 되면 비싸도 좋은 쇠고기(한우)를 먹게 될 것이란다.

값싸고 질 좋은 미국 쇠고기 먹지 않고 비싼 한우 먹는 것도 실용이 된다. 그분이 말하는 실용과 국민들이 알고 있는 실용은 너무 다르다.

미국이 강제로 쇠고기를 팔고 먹이지는 않으니 소비자가 적게 사먹거나 안 사먹으면 되고, 농민은 1억 원짜리 고가의 소를 키우면 된다고 즉석에서 해결책까지 제시하였다.

역시 CEO 출신이라 현실감과 실용성이 뛰어나다. 선량하고 원칙대로 살아오신 분답다. (현재까지의 검찰과 법원의 판결 결과로 보면) BBK 의혹에서 보듯이 그렇게 순박한 분이시니 투자만 했지만, 마치 자신의 회사인 것으로 과장 홍보하여 본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주가 조작의 피해자가 되었을 뿐이다. 한국 최고의 CEO가 사기를 당한 것 뿐 이다.

미국산수입 쇠고기에서 문제가 생기면, "미국 측에서 값싸고 질 좋고,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하였다. 단지 나는 사기를 당했을 뿐이다."라고 할 것인가? 한미 FTA 비준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적 수입을 찬성하고 추진하는 세력이 있다.

그들은 먼저 이번 협상에서 결정된 30개월이 넘은 미국산 수입쇠고기의 광우병 위험물질로 진하게 국물을 우려내어 아들, 딸, 손자들과 함께 1년 동안은 끓여 먹어야 한다.

여기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원, 청와대 보좌진과 경제 관료들이 포함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한미 FTA 찬성하는 의원도 포함된다. 그들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위험물질을 복용한 후 광우병 잠복기인 10년이 지난 후에 광우병 위험이 없음이 확인되면 그 때,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주장할 수 있다.

협상도 아닌 협상의 결과대로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하게 된다면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주장하는 그들은 강남의고급아파트와 빌라에서 1억 원이 넘는 한우를 먹으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것이다. 반대로 대다수 농민과 도시 서민은 광우병의 위험에 노출된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포기하는 이명박 정부의 실용은 무엇인가?
국민성공시대의 국민에서 농민과 서민은 국민(國民)이 아니고 궁민(窮民)이고 이명박 정부의 실용은 실용(實用)아니고 실용(失用)인가?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