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봉기씨
여느 가정집에 있는 흔한 가구도 별로 없는 집에 인테리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활짝 핀 꽃과, 서늘한 바람이 곧 불어올 것만 같은 푸른 산이 그려진 그림들 차지다.

귀농 4년차. 안천면 백화리 전통테마 마을 간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정봉기(50)씨 집은 그렇게 곳곳에 유화냄새 가득하다.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2번의 입선, 전국온고을미술대전에서 특선을 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정봉기씨가 이번 전북미술대전 서양화부문에서 '빛과 그림자-계곡'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 그의 이력에 또 하나를 더했다.

"늦가을 계곡 정취를 명암의 강렬한 대비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작품 속에 담긴 뜻에 대해 설명하던 중 어려워하는 기자에게 조금 더 쉽게 작가의 의도를 풀어주려 한마디로 압축했다.

우리에게는 흔한 자연의 그 이면을 보고, 화폭에 담고자 했던 작가에게 말로 풀어달라고 했음은 "구상적인 형태이며 표상에 주저하지 않고 작가 상상의 표현이 두드러졌다"는 심사평에서 볼 수 있듯이 어쩌면 욕심이었는지 모른다.

익산출신으로 군산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과 전주에서 네 번의 개인전도 여는 등 그림과 30년 인연을 맺어 온 정봉기 씨. 그의 그림 대부분은 자연이다.

"자연을 먼저 바르게 보려고 하면 자연이 먼저 진짜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연의 순수성을 닮고자 한다는 그가 바라보는 진안의 이미지는 생명력과 성장이다. 다른 지역의 산과는 다르게 진안의 산은 봉긋하게 선이 부드럽고 젊어 보인다는 설명이다.

작품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그도 좋은 작품으로 사람들이 같은 느낌을 공유하길 바라고 있다. 앞으로 그의 화폭에 어떠한 진안의 자연이 담길지 내심 기대해 본다.

한편, 그의 작품은 오는 23일까지 전주 소리의 전당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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