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사 람

▲ 전근표씨
전근표씨
진안읍 군하리 출신
명보쇼핑 대표이사
하림 부화사업 본부장
익산향우회 회장
진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다. 먹을 것이 없어 밥을 굶기가 다반사였고 찐 감자와 고구마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다. 그것도 모자라 주조장의 술 찌꺼기로 배를 채웠다. 전근표(60)씨가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낸 고향에 대한 것은 그렇게 배고픈 기억이었다.

·고향의 추억
친구들과 노는 놀이는 거의 대부분이 축구였다. 초등학교(진안초 51회) 시절, 전근표씨는 그렇게 밖에서 축구하며 뛰어 노는 장난꾸러기 학생이었다. 중학교(진안중 16회)에 진학한 전근표씨. 축구광이었던 그는 어느새 책벌레가 되어 있었다.

"중학교 때는 별다른 추억이 없이 공부만 했던 기억밖에 없어요. 그만큼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공부만 하고 순진했던 소년은 고등학교(진안농고, 현재 진안공고)에 올라가자 규율부장, 학생 영농회장 등 많은 직책을 맡았다. 이처럼 한없이 활발하지도 조용하지도 않는 학창시절을 보낸 전근표씨.

그는 또한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웅변을 잘해 전라북도에서 상을 휩쓸고 전국대회에 나가 두 번이나 입상하는 등 하는 일에 있어서는 최고가 되고자 항상 노력했다.

"나무를 하러 많이 다녔어요. 어떨 때는 똥 장군을 지기도 했고, 부귀 산에서 2박3일 지내면서 숯을 구어 팔기도 하고요."

12남매에 9번째였던 전근표씨. 집안 환경은 한 없이 어려웠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고 그는 육군3사관학교(5기)에 들어가 군인의 길을 걷는다.

"제가 지금까지 책을 놓지 못하는 건 어쩌면 너무도 가고 싶었던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일 수도 한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못 다한 공부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였을까. 그는 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원광대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등 만학의 꿈을 이뤘다.

·고향의 의미
진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일명 '진사모'는 전주 등 고향을 진안에 두고 타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친목 단체이다. 그 진사모 중심에는 전근표씨가 있다.

"현재 있는 재전향우회를 봤을 때 연령대가 높더라고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을 주축으로 모임을 만들어 고향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동의를 해 줘서 모임이 결성됐습니다."

진사모를 창립하고 회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진사모를 만들기 전에 이미 그가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익산에 향우회를 조직, 9년여의 시간동안 회장직을 맡아 현재 3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향우회원들과 한번 씩 고향을 찾을 때면 너무들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리고 회원들 간 유대감과 친밀감도 형성되고요."

후대에 자녀들이 고향에 대해 물어볼 때 자신 있게 말해줄 수 있고 고향의 발전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는 그는 앞으로 단순한 향우회라는 것을 넘어 고향 진안을 위해 직접 행동하며 고향 홍보에도 힘쓸 계획이다.

"고향은 내가 태어나 자랐고, 현재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키워준 어머니의 품 같은 곳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내가 묻혀야 할 곳이기도 하고요."

후에 고향에 내려와 집을 짓고 정처 없는 나그네들이 들리는 정거장 같은 곳을 만들고 싶다는 전근표씨. 누구보다 지금의 침체기를 벗어나 발전하는 고향 진안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전근표씨. 비록 몸은 고향을 떠나 있지만 그의 마음만은 고향에 살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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