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이규홍 새진안포럼

진안에 살면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장 아쉽게 느끼는 게 상상력의 모자람이다.
우리는 왜 상상을 할 줄 모르는가? 돈도 안 드는데. 어쩌다 한껏 상상력을 발휘해 생각해낸 것을 주위사람들에게 말하면 헛된 공상 그만하라고 핀잔을 받기 일쑤다.

상상력이 가장 필요한 분야가 바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중심의 문화란 학교와 교사중심의 문화가 아닌 학생의 선택과 책임이 존중되는 문화를 말한다.

생활과 학습에 있어서 지금까지는 학교와 교사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면 이제는 학생들의 선택과 결정의 폭이 넓어져야 하고 그러한 문화가 교육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가 되어야 한다. 학생과 교사, 교육당국 모두에게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배움은 가르침에 의해(수업에 의해)이루어 지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어른들은 아이들을 학교로, 학원으로 밤이슬을 맞게 해가며 몰아세운다.

그러나 그 가르침이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르치는 자의 판단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 오늘날 적자생존 교육의 현실이다.

여기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은 철저히 무시된다. 뜻있는 교사들이 있어도 달리 어쩌질 못한다. 그저 아이들이 딴생각 못하게 어르고 달래서, 한마디로 족쳐서 문제 하나라도 더 풀게 해야 좋은 선생으로 인정받는다. 슬픈 일이다. 상상력? 상상도 못한다.

배움은 즐거워야 한다. 그 배움을 통해 아이들은 성장하고 발전한다.
배움을 통해 더 낳은 세상을 위한 자기의 역할을 학생들은 상상력을 통해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교사는, 또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기를 원하는가?'를 들여다보았으면 한다.
교육은 계급이동의 수단도 아니요, 인적자원을 생산하는 도구도 아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기의 역할을 스스로 찾게 하고, 상상력을 키워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일 뿐이다.

진안군에서 용담댐 주변의 장사 안 되는 휴게소를 예술인들에게 제공해서 창작스튜디오로 활용 할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이미 누릴 것 다 누린 어른들에게 새삼 이런 장소가 꼭 필요하리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이런 행정적, 정치적 결정 하나에도 풍부한 상상력이 동원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이런 공간이 상상력이 필요한 진안과 전국의 아이들에게 제공되어 그들만의 꿈을 꿀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서울시 대안교육센터에서 운영하는 '하자 작업장 학교'라는 게 있다. 시간나면 한 번 들여다보시길. 농촌형 하자 작업장 학교 같은 게 진안에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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