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이미 소는 온 데 간 데 없는데 외양간 빗장 다듬어 무엇하랴.웬만한 지차체라면 내실있는 지역살림을 슬로건으로 내세운지 오래다. 진안군도 마찬가지로 내실이라면 진안 사람과 진안땅에 떨어진 발등의 불을 끄고 상처를 치유하여, 든실하게 자립도를 갖추고 주민들은 자긍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내실은 허한데 겉모양새에 매달려 아직도 망치질을 멈추지 않고 있는 군 행정의 행태는, 식상을 넘어 반사적인 불신감으로 팽배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최근 군에서는 군의 경계에 진안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세우기 위해 설계 공모를 한 바 있다.필요하다면 해야겠지만 먼저 있는 것부터 제대로 정비하고 할용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며, 가급적 낭비성의 입찰, 용역계약 등은 철저하게 가렸으면 한다. 이에 대해 진안군의회는 무슨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아우러 군정관보에서는 조형물의 모형을 자랑스럽게까지 소개하였는데 도대체 무엇을 홍보하기 위한것 인지 저으기 실망스럽고, 도리어 자가당착(自家撞着 누워서 침뱉는 격)의 궤변에 스스로 빠지고 만다는 것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진안을 우회하여 전주-장수로 직통하는 26번 국도의 고가도로 끝에 세워진 표지판은 무엇이며, 진안의 관문격인 부귀 면 소태정 고개길에서 진입하는 도로변의 모텔(?)은 또 무엇인가.공사가 중단돼 논바닥에 흉물로 주저 앉은 콘크리트는 무슨 조형물인지? 사업이라고 하니 군에서 허가는 했을 것이고, 사후관리나 긴밀한 영향평가는 뒷전이란 말인가? 옛 모래재 도로가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안성마춤이라며 명소로 각광받을 것이라던 이야기는 메아리가 되어, 지금 갈등을 빚고 있는 공원묘지에 묻혀 버렸나 보다.주변의 너저분한 환경으로 오히려 청정 이미지에 대한 손상과 거부감을 유발하고 있다.모래재를 굽이돌아 넘어 온 외지인은 여기서 잠시 쉬면서 후회를 할지도 모른다. 내실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의 시기에 새삼스레 내실을 말하는 것도 적절한 방편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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