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사 람

▲ 최한돈씨
최 한 돈 씨
상전면 월포리 원월포마을 출신
상전초등학교 제35회 동창회장
『꼬까꾸네』(꽃가꾸는사람들)대표
재경상전면향우회 총무

"나를 아끼고 가족을 사랑하자./형제간에 우애하고 이웃과 친구에게 친절하자./내 조국을 잊지 말고/ 작은 사랑도 베풀 줄 아는 미더운 사람이 되자."

이 지극히 교과서적인 글귀는 교장선생님의 졸업식 훈화(訓話)의 말씀이 아니다. 우리의 고향사람 최한돈씨가 그의 두 아들에게 내려준 집안의 가훈(家訓)이다.

최한돈씨. 1961년 1월에 아버지 최완진(작고)씨와 어머니 김옥련(완주, 봉동, 이주단지 거주.80세)여사의 5남중 막내로 태어나서 두 살 적 아버지를 잃었다. 얼굴조차 기억할 수 없는 아버지의 영혼을 찾아서 그는 요즘도 가끔씩 용담 호에 수몰된 고향의 흔적을 찾아서 거기에 간다.

양지마을 뒤쪽의 월포제(月浦堤)의 추억을, 마을 앞 집 앞 디딜방아에 얹혀계신 어머니의 추억으로 눈물을 적신다. 삼굿에 익혀먹던 감자삼굿의 그 별미를, 빠가사리, 쏘가리, 모래무지 등 천어(川漁)들의 천렵(川獵)국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그렇게 수몰되어 무심한 용담호의 물결 속에 잠겨버린 그 고향을 그가 더욱 간절하게 잊지 못하는 것은 어릴 적 그가 거기서 상전초등학교를 마치고 진안 중학교를 거쳐 익산공업고등학교로의 유학을 떠날 때까지 쇠 깔 베려 헤매던 푸른 초원의 그 풀밭과 무엇이던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그 자연에서 그가 익혔던, 그래서 그의 몸에 그렇게 배였던 자연주의에의 향수가 이제는 정말 향수로서 끝나는 것 같아서란다.

그는 가끔씩 거기에 앉아서 용담 호에 묻혀버린 그 추억들을 되새기며 지금은 구절구절 잊어버린 구절들이 더 많은 어느 시인의 망향(望鄕)을 혼자 더듬거리기도 한다.

언제든 가리라/마지막엔 돌아가리라/목화 꽃이 고운 내 고향으로/언제든 가리 나중엔/고향 가 살다죽으리/꿈이면 보는 낯익은 동리/우거진 덤불에서/찔레 순을 꺾다나면 꿈 이였다.

그는 그렇게 잃어져 없어 진 고향의 꿈속에서 도시에 안주하는 자연주의자가 되어 망향을 즐기며 살아간다. 그래도 그는 그의 고향 용담 호 기슭에 조그마한 주택용 택지도 마련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준비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최한돈씨가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하여 4수에 실패하고 마음을 고쳐, 처음 취업한 직장 (주)안진건업에서 4년, (주)정일건설에서 8년, (주)3S무역에서 몇 년, 그의 곁을 스쳐가는 시대의 바람을 그라서 피할 수는 없었다. I.M.F가 그의 곁을 태풍으로 지나갔고, 고향에서는 용담호의 역사적 회오리 앞에 그의 가슴을 실향의 아픔으로 멍들게 했다.

그러한 그에게 귀중한 한 사건은 그가 그의 아내 박경순(41.충북, 진천)씨를 만나는 것이다. 박경순씨는 그가 드나들던 거래회사의 경리사원이였단다. 그녀와의 첫 만남에서 신불(神佛)은 그의 운명을 결정하고 있었다고 그는 지금 자신 있게 고백한다.

그가 출근하는 전철에서 그녀를 세 번씩이나 우연하게 부디 친 것은, 그것은 우연일수 없는 하늘의 뜻 이였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녀는 동양적 여성의 표본으로 그에게 다가왔다고 했다. 남자가 가는 길은 그 길이 비록 험한 길이라 하였어도 서슴없이 동행하는 용기가 그녀에겐 있었다고 최한돈씨는 자랑한다.

그들은 월세 살이 신접살림을 시작하고 여섯 해만에 고양에 스물다섯 평 내 집을 마련하고, 1999년에는 부부가 함께 나서서 꽃 가꾸는 사람들의 화원(花園) 『꽃까꾸네』를 창업한다. 그들 부부는 그들이 함께하는 그들 화원의 향기를 그들만큼이나 사랑한다.

맑은 아내의 영혼을 그가 사랑하듯이 그녀는 그의 자연주의적인 이상을 사랑한다. 그들은 그렇게 원정(園丁)의 자세를 다 하여 이 들녘을 그들만의 꽃의 향기로 사랑 할 것이다.

우리의 고향사람 최한돈 씨.
그는 언행일치(言行一致)를 그의 생활철학(生活哲學)의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고 살아왔고 또 살아간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말이 많으면 자주 궁하게 된다 하였다(多言數窮).

착한 사람은 말을 많이 하지 않고(善者不辯),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착하지 않다(辯者不善)고 하였다. 언행일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말 한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말이란 행동이 뒤따르는 것을 뜻 한다. 그래서 우리의 최한돈씨는 오늘도 그 아내와 함께 그 길을 간다. <연락번호: 010―3719―3842> 

 /서울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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