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람

▲ 손은수씨
손은수 씨
부귀면 세동리 출신
전라북도 소방안전본부장

"오랜 떠돌이 생활 끝에 엄마 품으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장승초등학교를 찾은 손은수 본부장이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생각을 이야기했다.

어린 시절 배움의 교정은 엄마 품처럼 그렇게 웅장하고 커보일 수 없었다. 그러나 왠지 이날만큼은 학교가 그렇게 작아 보일 수 없단다. 곧 폐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더욱 그랬다. 염려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는 모양이다.

8월 1일. 부귀 장승초등학교 총동창회가 열리던 날. 이날에 이 학교 19회 졸업생을 만났다. 1973년에 졸업한 손은수 본부장은 제9대 전라북도 소방안전본부 총지휘관이 되어 돌아왔다. 학창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손 본부장은 그 시절 그 시간을 회상했다.

"선생님과 부모님 손잡고 달리던 운동회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학교 옆 냇가에서는 벌거숭이로 놀던 추억도 있죠."

모교의 운동장은 물론 손 본부장에게 자연은 놀이터이자 배움터였다. 그리고 배고픔을 달래는 곳이기도 했다.

한여름에는 수업을 마치고 냇가에서 물장구치며 놀았다. 그러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물고기를 잡아먹곤 했다. 겨울에는 눈 쌓인 산에 올라가 산토끼를 잡으러 다녔다. 손 본부장은 그렇게 자랐다.

그리고 환경이 어려운 시절이었던 그때는 미국에서 보내온 옥수수가루로 허기를 채우기도 했다. 손 본부장에게 이 모든 추억이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시절 냇가에서는 천렵으로 배고픔을 달랠 수 있었죠. 지금도 마음은 천렵을 하고 싶어요. 여건이 주어지면요. 그러나 워낙 바빠서…."

손 본부장은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전라북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고를 돌보아야 한다. 여름에는 물놀이 사고에서부터 대형 재난사고까지 문제가 뭔지 개선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까지 챙기고 있다. 이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어린 시절 추억을 더듬어 볼 뿐이다. 이제는 천렵도 못하고, 냇가에서 여유를 부려보지 못하지만 전북 도민이 마음 놓고 생활하는 일을 게을리할 수도 없다.

"전라북도에서 일어나는 사고 현장에는 꼭 가보죠. 문제점이 뭔지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죠. 그래야, 다음에 일어날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으니까요."

현장을 중요시하고 있는 손 본부장은 발걸음은 전라북도에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전라북도 전체를 돌보고 확인하는 일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 우려가 있는 곳과 사고 발생이 예측되는 곳은 언제나 사전 점검을 하기 때문이다.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전 점검이 필요해요. 그리고 도민 스스로 안전의식을 가져야 하죠. 그만큼 사전에 예방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습관화해야 해요."

사고는 사전 점검과 예방이 중요하다는 손 본부장은 불철주야로 지역을 살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일선 소방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근로기준법에 주 40시간 근무하게 되어 있지만 소방공무원들은 100여 시간을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2배 이상 근무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의 고충을 손 본부장은 헤아리고 있었다.

"2교대를 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3교대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가 있죠.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손 본부장은 앞으로도 안전 사각지역이 없는지 꼼꼼하게 검토하고, 소방공무원을 위한 처우개선에도 관심을 둔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진안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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