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은 인도 보행 포기하고 도로로 유모차 몰며 보행
양해강(진안초 3)

▲ 진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본 시가지 모습. 차량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차량 급증에 따라 교통난과 주차난이 지역의 골칫거리가 된지 오래다.
그 중 주차문제는 이웃끼리의 싸움을 넘어 큰 사건을 일으키는 일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진안의 주차문제도 예외는 아니다.

일명 '개구리 주차'로 불리는 불법주차는 진안의 이미지까지 흐리고 있다.
'개구리 주차'란 도로와 인도에 차를 반반씩 걸치도록 주차하는 것을 말하는데 차도의 차량 소통을 방해하고 인도의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진안의 특성상 장날이나 명절 때엔 차도가 마치 주차장처럼 변해 교통체증이 절정에 이르기도 한다.
장을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많은 짐 때문에 시장 가까운 곳에 차를 주차시키려고 하는데, 시장 근처 주차장은 천변에 있는 주차장이 전부다.

천변 주차장은 좁고, 진입로의 경사가 급한 탓에 위험하고 많은 차량을 주차시킬 수 없다.
그래서 장날이면 '개구리 주차'로 도로는 몸살을 앓는다.

또 나이 드신 할머니들은 허리가 좋지 않아 유모차를 많이 밀고 다니시는데 '개구리 주차' 때문에 인도 보행을 포기하고 차가 지나다니는 도로로 유모차를 밀며 가는 일이 많다.
그래서 때때로 아찔한 사고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진안읍 군상리에 사시는 김상순 할머니(77)는 "특히 사거리가 가장 심해서 사고 날 뻔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또 갑자기 '빵빵'소리가 뒤에서 나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며 불편하고 위험했던 경험을 토로하셨다. 사태가 심각한데도 단속은 이루어지지 않고, 가게 앞에 상점 주인들이 세워놓은 여러 가지 '주차금지'가 쓰여 있는 물건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진안읍 군상리 정아무(40) 씨는 "보통 시장을 보러가는 사람은 주부나 할머니 등 여성이 많은데 개구리 주차 때문에 운전하기 힘들고 천변 주차장은 무서워서 아예 이용을 안 한다."라며 "새로운 주차장을 건설 중인데 주차공간을 미리 확보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개구리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속에 앞서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도로 위의 차도, 인도 위의 사람도 모두가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도로환경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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