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전래동화 - 일본 편
오히라구니에(일본)

옛날 킷첨이라고 하는 매우 유쾌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킷첨은 거만한 사람을 싫어해서 그런 사람을 만났을때는 재치로 골리기도 했지만 가난한 사람이라든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어느날 킷첨은 이웃에 살고 있는 가난한 집 아이를 돌보게 됐습니다.
"아들아, 너의 가장 큰 소원은 무엇이니?"
"예, 나는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흰쌀밥을 배부르게 먹어보고 싶어요."

그 말을 듣자 킷첨은 아이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흰쌀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서민은 가난하고, 먹을 것은 조나 보리로 만든 죽이었습니다. 쌀밥은 축제나 축하행사 등의 특별한 일이 있을때 밖에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안되겠다. 축제가 있는 날은 아직 멀었고...."
다음날 아침 일찍 킷첨은 일부러 외출하더니 바로 돌아와 부인에게 말했습니다.
"마을 주민 모두 함께 부서진 길을 다시 고치게 됐는데, 빨리 도시락을 만들어 주게."

부인은 마을일을 하러 나가게 될 킷첨을 위해서 도시락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모두 함께 식사를 하기 때문에 조나 보리 가지고는 면목이 없어서 흰쌀로 밥을 짓고 도시락에 채워넣고 마른 생선 요리도 많이 넣어주었습니다.

"고마와요."
킷첨은 도시락을 들고 서둘러 집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킷첨은 맥빠진 얼굴로 돌아온 것입니다.

"정말, 어쩔수 없는 일이야. 모처럼 도시락을 가지고 갔는데. 갑자기 일을 안하게 되었단 말이야. 좀 더 빨리 가르쳐 주었으면 도시락은 만들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킷첨은 일부러 화를 낸 채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갑자기 부드러운 얼굴로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정성껏 열심히 만든 도시락을 버릴 수도 없고, 어떻게 하며 좋을까? 응 그렇지. 이 도시락을 저 아이가 먹으면 좋겠다. 좋아할거야."
부인은 킷첨이 하려고 하는 뜻을 알아차리고 "예, 그렇게 해 주지요."하고 방긋 웃었습니다.

"우하하. 정말 당신은 좋은 부인이야."
킷첨은 아이를 일어나게 한 후 "자, 흰쌀밥이다. 이것은 모두 니가 먹어도 돼."라고 말했습니다.
"맛있다. 맛있다."

아이는 배부르도록 흰쌀밥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정신없이 도시락을 먹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킷첨과 부인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정말 잘했다. 잘했어."라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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