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님(80, 동향 학선리 을곡)

우리는 실랑이 어떠게 생긴줄도 모르고 각시가 어떠게 생긴줄도 모르고 그럭게 만나서 살다가 일년을 살다가 군인을 가 시아버지는 술을 잡수시면 *대옹 안나왔다고 화를 내면 속이 많이 상하였습니다.

군인을 삼년이나 살고 와서 먹고 살기가 심드러서 떡을 사다가 종이장사를 하고, 딱을 열두시까지 글거서 종이 장사를 하고, *팔밭도 파서 고추도 심고, 감자도 심고, 깨도 심구고 그럭게 해서 돈을 버러서 논도 사고, 밭도 사고, 애를 써서 장만했는데 인자는 심이 모질라서 논도 못하고, 밭도 못하고, 묵쿠니까 마음이 아파요.

그런데 우리집 영감임 동네서 반장을 보라고 해서 반장을 보는데 술을 잘 못배와서 술을 마시면 동네가 시끄러워요. 그라다가 싸우고 그러면 나는 아무 죄도 업는데 내가 가서 잘못했다고 빌고, 술이 그라지 사람 본심은 안 그런데 술이 그라닌까 이해를 하시오.

그라다가 집에 오면 나하고 쌈이 시작이 대요.
밥상이 날라가고, 밥통이 날라가고 그라다 보면 밤새도록 싸와요.
그라다가 술 깨면 자요.

그래도 몬난기 여자라서 밥을 해다주고 그런 세월을 보내고 사랐습니다.
살다가 보니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이른 세월이 왔서요.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되고 인재는 마음이 편해요.

가끔 한 번씩 속을 상하기 해요. 안그래도 될 일을 내 속을 상하게 할때는 많이 미워요. 그런되 우리가 인재 8심년이나 사라쓰닌까 인재 갈 때가 되었습니다. 저녁 잘 먹고 자는 잠에 갔스면 조겠서요.
그것이 소원이요. 아들 딸들도 고생 안하고 하늘나라고 갔스면 조겠습니다.
 
*대옹: 마중
*팔밭: 산을 개간한 자갈밭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