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우 성아름다운 것과 슬픈 것은어디가 닮았을까아름다운 것과쓸쓸한 것도 분명 닮은 곳이있긴 있나본데 참모를 일이네저렇게 아름다운 시작을 보며어찌하여 슬픈 생각이 드는 건지어찌하여씁쓸한 생각이 드는 건지 /2017년 마이산의 가을편지 중에서
전 근 표아버지 온통 세상이 춥습니다아버님의 따뜻한 체온이 그립습니다살아생전 다정다감하셨던 아버지십이남매 나으시고 누구하나 잘못될까그렇게 감싸 사랑해 주셨던 아버지이제 그 숫자 반토막이 되어서야아버님의 작은 사진 한 장 가슴에 안고그 크신 사랑을 느껴봅니다아버님! 생전 모습이 그립습니다꿈 속에서라도 보고 싶습니다넓디넓은 해를 품은 가슴에 안겨따뜻한 체온을
임 우 성아름다운 것과 슬픈 것은어디가 닮았을까아름다운 것과쓸쓸한 것도 분명 닮은 곳이 있긴 있나 본데 참모를 일이네저렇게 아름다운 시작을 보며어찌하여 슬픈 생각이 드는 건지어찌하여쓸쓸한 생각이 드는 건지/2017년 마이산의 가을 편지 중
최 옥 경초복이 오곡백과 영글어가게 하는 칠월 무더위로 이곳 진안에도 살며시 찾아왔네요.카톡! 카톡!이른 초복 아침친구와 지인들이 보내 온 먹음직스러운삼계탕 한 그릇 벌써 군침이 도네요.아, 그 누가 말했나요."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고…그래서일까요?"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면그 무엇으로 살아야 할까요
전 병 윤햇불 들고 솟는다아침 이슬 머금고환하게 웃는 홍련꽃에 머무는햇살도 곱네온 누리에 연향이분홍빛으로 은은할 제부처님도 향에 취해입가에 웃음 맺히네/2017년 마이산의 가을편지 중에서
박 희 종저게 무슨 나무라구?침실 앞에 있으면 부부사이가 좋아진다는합환목이잖아꽃이 예쁘더라구맞아 보라빛깔 띄운 연분홍색이지그래서 그런가뭐가?우리 부부사이 말여안 맞는 것보다 맞는 게 많은 편이지더 좋을람 어떻게 해야 돼?거름주고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봐야겠지그건 그려/2017 마이산의 가을편지 중에서
신 팔 복개울가 얼음사이로 버들강아지 피어나고,다랑논 웅덩이에서 개구리 연가 퍼져오면앞산엔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다.강남 갔던 제비가 어김없이 찾아오고,복사꽃 송이송이 그리움으로 피어나면보리밭가 종다리는 춤추고 노래했다.꿈에도 잊지 못할 내 어린 고향의 봄은이렇게 시작되었다.- 수필<내 고향 진안 가는 길> 일부 -/2017년 마이산의 가을편지
안 현 심우리 집에는 청동 코끼리가 있네하늘로 오르고 싶은 날에는치켜든 코를 타고 기어오르네하늘에 닿는 하늘 사다리만년설 덮인 히말라야 봉우리에서겨자씨 혹은 잠든 우주를 보네/2017년 마이산의 가을편지 중에서
이 필 종섬진강 서늘한 물줄기거슬려 오르니 아스라한 곳에어둠의 늪피맺힌 격정의 피아골이다산길따라물길따라자연을 피돌기로 살아가던산촌 사람들들숨날숨 꽃 또한 사무사였으리골짜기마다 시리도록 선연한산 사람, 그 꽃산골 바람은 그대 온 푸른 넋이다2017년 마이산의 가늘편지 중에서
이 운 룡사랑의 거리는 마음이 접한다마음이 가지 않은 사랑은지구에서 달까지하늘 길보다 멀지만마음이 한길이고 천리다/2017년 마이산의 가을편지 중에서
이정우곱게 단장한 호숫가에 길터덜터덜 자갈길 먼지 뽀얀 길무엇이 아쉬워 그리움 남는지이곳에 남아 버스에몸을 실고 병원 가던 날차창 밖에 백로 한 쌍소복단장 하고한가로이 날개 펴고 곡예를 하네이곳이 천국이다 속삭이는가우뚝 솟은 전망대야용담호를 지키느냐떠밀려온 태고정은 멋쩍은 듯 서 있는데옛 선조들의 시조소리바람곁에 들려오네몇백년을 벽에 버티고 지켜온송시열의
김 영 화빨간 덩쿨 장미가 담을 넘어 기웃대며 생글대는 계절고추도 크고 매우 건강합니다.울엄니 할머니 되신걸 축하드려요!아들의 목소리는 상기 되었다하얀포에 팔뚝만한 생명체다소곳이 눈을 감고 잠든 천시고운 이마와 눈매 그리고 코오물대는 입형언하기 힘든작고 앙증맞은 손과 발눈물이 난다수고했다 이쁘구나!며느리에게 내 마음을 전한다이때처럼 진솔할까어쩌면 저렇게 깨
전 덕 기구비구비 곰티재 밟는 발걸음모롱모롱 돌아서 찾아와 보니산천도 아름다운 진안 명산 솟금산!마이산 정기 이은 토산품진안홍삼 먹고 건강 찾아길이길이 무병장수 하니저절로 감사 고마와라인심 좋고 친구 좋은내 고향 진안 고을!우뚝 솟은 두 바위말귀 같아 마이산진안 홍삼 먹고 건강한 내몸길이길이 자랑하세! 자랑하세! 2017. 마이산 가을편지 중에서
이상훈한동안 소식이 없던 늘벗과마이산에 올랐다처음이라는 친구오길 잘 했다고 했다마이산이 그토록 좋은지알게 되었다나에게너에게 마이산은정겨운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다./2017. 마이산의 가을 편지 중에서
이용미시골집 부잣집 큰 며느리로 시집와 60년 세월궂은일은 감싸고 좋은 일에 날 내세우지 않는한결같은 마음의 올케언니무슨 일을 할 때는 겉옷을 더럽히지 않게 감싸주고아무리 비싸고 좋은 것이라도대문 밖 나설 때는 입지 않는 앞치마와 닮아서 일까.나도 그런 올케언니 같은 삶이 되고 싶어흉내를 내보지만, 어림도 없는 일이다.- 2017. 마이산의 가을편지 중에서
박인술(1921~ )후미진 골짜기에몰래 핀 풀꽃 하나숨어 사는 작은 꽃에도귀가 있다.나직한 하늘이 있다.때때로허리를 밀어 주는바람이 있다.초롱초롱 눈을 뜬 너는우주의 막내둥이. 산비탈, 사람들이 걷는 길가에 한 포기 구절초가 순백의 꽃을 피웠다. 가을 산길을 군락을 이뤄 맑고 곱게 가꾸고 있다.누가 돌보지 않아도 한 줌 흙에 뿌리를 내린 귀한 생명이다. 여
파블로 네루다(1904~73)말해다오, 장미는 알몸인 건지아니면 그게 하나뿐인 옷인 건지?나무들은 왜 그 장엄한 뿌리를감추고 있을까?죄지은 자동차의 회한은누가 들어줄까?빗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기차보다더 슬픈 게 세상에 있을까? 세상을 살다보면 수없는 질문에 손발이 묶인다.이것일까 저것일까, 왜 그런가 저 모양인가, 정신이 없구나 필요하구나, 하면서 자리를
-밥 딜런(1941~)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한 인간은 비로소 사람이 될 수 있을까?(…)그래, 그리고 얼마나 많이 하늘 위로 쏘아 올려야포탄은 영영 사라질 수 있을까?그 대답은, 나의 친구여, 바람 속에 불어오고 있지대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네(…)얼마나 자주 위를 올려다봐야한 인간은 비로소 하늘을 볼 수 있을까?그래, 그리고
차영미길모퉁이하얀 고양이를 따라달려갔어.깜박숙제를 잊고,깜박엄마를 잊고,깜박나를 잊고,니야옹―니야아옹― 하얀 고양이가 등장한 동시 한 편이 나를 잊어버리게 한다. 시 속의 아이는 왠지 고양이에 이끌려 한 순간, 오늘 해야 할 숙제와 엄마를 잊어버렸다. '깜박' 잊어버렸다. 틀림없이 고양이에 홀린 것이다.새벽 2시에 눈을 마주치는 고양이가 있다. 그 눈빛
조미애새들이랑 놀고 있었다덕유산으로 가을맞이를 갔는데벌써 저만치 가을빛은 멀리 떠나은행잎 같은 사랑도볼 붉은 사과 같은 사랑도애기 단풍 같은 사랑도너무도 빨리 깊어단풍 속으로 들어앉고 말았다잠도 들어왔다 쉽게 나가는 날고단한 몸은 달이 많은 행성에서먼저 온 사람들을 바라보면서새들과 친해진 것인지내게 온 가을처럼 가을이 왔다. 가을 풍경은 붉기만 하다.시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