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김주환 진안치과 원장

6월 2일 지방선거는 야권이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패배하였다. 이명박 정권의 일방통행식 정책에 대하여 재고를 요구한 것이다. 한나라당에게 여론에 따라달라고 투표로 나타냈다. 그러나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변화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국가의 안전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는 않았겠지만,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긴장을 고조시키며 안보 심리를 이용한 한나라당의 선거 전략(그런 의혹을 충분히 받을 수 있게 보였다)은 실패했다. 천안함 사건은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참여연대라는 시민단체가 정부와 보수단체로부터 매국노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정부 발표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시민단체는 당연히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고, 그것이 NGO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에도 미국의 시민단체는 미국정부의 입장과 반하는 활동을 UN에서 했다. 그러나 아무도 매국노라고 하지 않았다. 정부는 북한이 어뢰로 천안함을 폭파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책임이 있다. 부족한 과학적 증거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북한을 두둔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천안함사건은 심증으로 확인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증명으로 판단되어야한다.

혼란만을 야기했던 세종시 문제는 본래의 계획대로 추진되어야한다. 국회에서 수정안을 부결시켰으므로 정부기관을 이전하는 원안대로 진행해 나가야 한다. 그 외의 문제는 법으로 결정된 정부 기관의 이전 준비를 하면서 차분히 논의할 필요는 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행정복합도시인 세종시를 수정하기 위해 많은 갈등을 유발했고 많은 예산을 낭비하고, 결국 2년여 만에 처음의 자리에 돌아왔다. 밀어붙이기식의 추진이 많은 시간과 노력 ,부작용만 남긴 채 일단락이 되었다.

4대강 사업은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대운하를 대통령 선거의 공약으로 제시하고 당선되었으니, 대운하 사업 추진에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들의 책임이 없지 않다. 그러나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에 사과를 하고,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렇게 포기되었던 운하사업을 촛불의 여론이 누그러들자 4대강 사업으로 무늬만 바꾼 채 밀어붙이고 있다. 벌써 많은 강이 파헤쳐졌다. 자연은 망가뜨리긴 쉬우나 회복은 훨씬 더 어렵고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지난 지방선거의 참패를 교훈으로 뒤늦었지만 일단 사업을 중단하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치고 여론에 따라 원상 복구 방법을 찾아야한다.

진안에서도 선거를 통해 새 임기가 시작되었다. 자치단체장의 경우는 군민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았고, 군의회의 경우는 새로운 분들도 참여하게 되었다. 과거에 비해 젊은 군의원이 있어서 더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자치단체장은 심부름꾼이라는 각오로 더 겸손하고 열심히 군민들의 뜻을 받들어야한다. 과거에 비해 면 단위를 대표할 의원이 적어진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당선된 의원은 자신과 연고가 있는 읍면보다는 자신의 출신지가 아닌 곳에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한다. 자칫 자신의 출신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게 되면 불필요한 지역 간의 갈등을 만들 수도 있고 소지역주의가 생길 수도 있다.

선거 시기에 경쟁했던 다른 후보의 공약에서도 군민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것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한 마음 자세로 임해야 군민의 대표가 될 수 있고, 선거 운동 기간 중에 말한 제대로 된 심부름꾼이다. 군의 집행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일과 진행 중인 사업들을 의회는 심의 의결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을 하여야 한다. 사무실에 앉아 찾아오는 군민을 만나기보다는 선거 운동기간에 찾아다녔던 마음 자세로 군민들을 만나야하고 군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군정과 의회의 활동을 모니터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당장 의정평가단과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어렵다면 시민사회단체에서 군정과 군의회를 모니터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좋겠다.

군민들은 선거를 통해서 군수와 의원을 선출한다. 그러나 선거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투표를 하는 민심, 군민의 마음이 들어있고 선출직 단체장과 의원은 그 민심을 알아야한다. 누가 선출되느냐, 즉 당선 여부만이 전부가 아니다. 당선되었더라도 보다 많은 군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원인도 되새겨야 한다. 지지하지 않은 군민들의 뜻을 헤아려야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보다 폭 넓은 지지를 받기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군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군민의 소리를 잘 들어야하고 군민의 마음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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