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짐승들은 내 죽으면 뭐 먹고 살까
김종희(78, 동향 학선리 중신동)

올에 비가 너무 피해가 만아요.
7년 가물음에 씨가 있서도 3달 장마에 씨가 업대요.
녹두심어 녹두따로 가니, 나무에 깍지 속에서 콩나물이 나서 나머지는 다 썩었어요.
*남지기는 다 썩어서요.

밭장물 키만 크고 열매가 열리지 안해요. 영걸지도 못해요.
*9년지수에 타는 것선 참나무박끼 업대요.
너무 비가 만아 손해가 만아요. 이만저만이 안이요.
도라지도 *업치어 다 썩어서요. 씨 따로가니 모기만 깍차고, 씨가 업고 수악이 주럿써요.
감소가 되고, 비가 너무 와 모두 절단이요.

나락도 만이 죽엇써요.
잘 큰것선 잡초박끼 업어요.
곡식이 키만 자라고 열매가 맷지 못해요.
콩도 키만 크고 열지 안해써요. 업치고 열지 못해써요.

밭테 가보니 엄마노루, 아빠노루, 아기노루 가족이 데로 와 먹어치원내요.
저 짐성들 내 죽어면 머 먹고 살까?
잘 먹고, 잘 사라라. 내 기도하마.
 
*남지기: 나머지는.
*9년지수: 9년 동안 내리는 빗속에서.
*업치다: 쓰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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