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박주홍 정천우체국 국장

지난 5월에 발족한 한일교류협회 회원과 진안군공무원 학습모임인 그루터기 회원 20명이 11월 18일부터 21일까지 3박4일간 일정으로 일본 미야자키현 아야정을 다녀왔다.
연수를 출발하기 참석자 전원이 한일교류협회에서 발간한 학습 자료집을 가지고 3주에 걸친 학습토론회를 가졌다.

연수의 의미는 사전학습 없이 走馬看山 격으로 구경하는 것이 절대 아니며, "연수 전에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한 것들을 직접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또 배우고 오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는 구자인 마을 만들기 지원팀장의 의견에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분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야정의 3대 상징인 조엽수림보존을 통한 자연생태계를 살리고 키우는 마을!
한 평 텃밭운동으로 시작한 유기농업의 마을! 그리고 주민자치의 산실인 자치공민관제도의 마을! 에 대하여 연수자들의 발표와 토론회를 가지고 출발하였다.

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도 각자가 이번 연수에서 배워야할 것과 확인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누군가 우리들이 젊기에 사서 고생하러 가는구나! 하고 농담어린 말에 일행들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아야정 가는 길은 규슈지방을 종단여행부터 시작하였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광을 감상하면서 일본의 정갈하고, 절제된 문화를 느끼게 하는 규슈지방이었다.
후쿠오카에서 약 300km를 달려 드디어 만 일 년 만에 아야정의 땅을 다시 밟았다.
작년 11월에는 아야정 유기농축제를 참관하였고, 이번에는 공예축제를 참관이 주된 목적이었다. 데스쿠리(수공예품)의 고향! 아야!!를 표방하는 공예축제는 올해로 29번째 가지는 행사였다.

야야정에 있는 39개소의 工房과 인근지역에서 초대된 21개소의 工房이 농구코트가 8개나 들어설 수 있다는 실내체육관인 테루하돔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일본이 자랑하는 유리공예, 바둑판, 천연염색...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작품들이 가득했다. 인구 8천명도 채 안 되는 작은 지방에서 열리는 축제라기엔 규모가 엄청났다.

과연 무엇이 이런 축제를 가능하게 했을까?
아야정 방문 마지막 날 그 의문의 해답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주민자치의 산실인 자치공민관의 활동에서 공예축제의 원동력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일 년 동안 활동한 것들을 발표하는 마을 문화제에서 수많은 공예품들을 보았다.

정성을 다해 만든 수공예품들을 들어 보이며 우리 일행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속에서 조엽수림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마을 안에서 주민들 생활이 영위되고 있는 것 이었다. 또한 1983년도에 제정한 아야정 헌장이 지닌 이념에 동조하는 예술인들이 아야정으로 귀촌하여 공방을 만들면서 공예축제가 급속히 성장하였던 것이었다. 전체면적 80%가 임야로 되어있는 아야정과 진안의 여건은 유사한 점이 많았다.

반세기동안 일관되게 추진한 조엽수림보호와 자연생태계농업을 통한 도시와 농촌의 공생 공존하는 마을을 만들어가는 아야정!
수공예품의 마을을 만들어 소위 6차 산업이라 불리는 산업관광을 지향하는 아야정!
현재 우리 진안이 가야할 미래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유기농밸리100 사업, 아토피클러스터산업 구축, 홍삼. 한방약초산업 등 진안의 자연환경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산업이다. 이러한 사업들의 첫 번째 단추는 아야정의 공예축제가 자치공민관의 마을 만들기에서 시작되었듯이 바로 주민 스스로의 노력과 실천이다. 마에다 정장의 강연에서 아야정의 현재 모습은 "자기 스스로 마을 만들기 노력의 결과다" 라고 역설하였다.

지난 제2회 마을 축제 슬로건이었던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라는 말이 연수기간 내내, 그리고 진안으로 돌아온 지금도 내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서둘지 않고 찬. 찬. 히 진안의 미래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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