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령면 하태식 면장의 새해 포부

진안신문사에서는 그동안 소외됐던 면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매주 돌아가면서 지면에 게재합니다. 면 지역 소식에 앞서 각 읍면장들이 전하는 읍면정 방향과 올 한 해 동안 추진할 중요 사업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1개 읍면장의 읍면정 방향을 지면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 하태식 면장

"구제역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다행이 잘 끝나서 한시름 놓고 있다. 직원들이 엄청 고생이 많았다." 음성판정으로 한시름 놓은 구제역사태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진정되어 가는 느낌이다.

마령면 하태식 면장은 "별로 자랑할 것이 없다"며 "아직 역량이 많이 모자라서 제 역할을 할 사람을 찾는 것이 나의 할 일이다"라고 했다. 올해 기대하는 바를 추상적인 한 단어로 말한다. 물론 타면이 항상 강조하는 '화합'도 포함이 되었겠지만 무엇보다도 '행복'을 강조한다.

"내가 천주교 신자라서 그런 면도 있겠지만 행복은 소득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나누고 사랑하는 사람사이의 관계가 이루어 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신년사에 머릿단어로 넣었다."

그의 경영철학은 좀 독특하다. 예를 들어 고구마 농장에서 농사를 짓는데 10명이 일하면 될 일을 살기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고용해 20명이나 30명 등이 같이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자라면 당연히 지양해야 할 것이다. "물론 너무 낭만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더불어 같이 사는 사회에서 나눔의 철학이 행복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순진한 것도 자랑이 될 수 있을까.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측면이 있으면 다른 면도 분명이 있을 것이고 일회성인 대담에서 그의 경영철학을 온전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고구마 작목반 통합을 생각하고 있다. 모아서 법인화하고 브랜드도 통합해서 사업하면 분명히 결실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인근에 임실군 치즈와 결합하여 '고구마피자'의 원료 조달과 연계하는 것도 고려한다. 이를 위해 아는 인맥을 동원하고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내 일이라 생각한다."

화합과 관련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마령면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파벌싸움이 없는 것이다. 이는 면민이 어우러져 화합할 때 충분히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순수함이 가득한 곳이라 타면과 차별화된다."

주민 복지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점에 의문을 표하자 천주교 신자로서 봉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내 놓는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목욕봉사를 다니면서 느꼈던 점을 소회한다. 보통 이런 이야기는 경험한 이들이라면 충분히 가슴이 뜨거워진다. 매스컴에서도 동정심을 유발하는 다큐가 시청자들을 자극하지 않던가. 그들을 목욕시키면서 그들이 받는 것이 하나라면 자신이 가지고 가는 것은 수십 배라는 이야기. 이제야 이해가 된다. 고구마 농장에 어려운 분들을 취업시켜서 일자리를 나누겠다는 말. 물론 현실에 높은 벽을 어떻게 허물 것이냐가 당면한 과제라고 하겠다.

"아프리카 마벨라 족의 일화가 있다. 죄인을 세워놓고 주민들이 둘러서 한마디씩 하는데 그 내용이 험담이 아니라 칭찬이다. 언제 무엇을 했는데 좋았다던가 잘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죄인이 받는 위로와 잘못에 대한 후회의 효과는 커서 죄를 짓는 이가 거의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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