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수 주천면 이장협의회장을 만나다

▲ 최정수 주천면 이장협의회 회장
"고마우면서도 자랑스럽고, 부담이 큽니다."
최정수(70세) 주천면 이장협의회장(이하 회장)을 찾았을 때 몇 차례 강조한 말이다. 지난 4일 주천면 이장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최정수씨가 이장협의회장에 당선되었다.

여기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들어온 사람'이 회장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만 좋으면 인정해주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오랫동안 주변의 민심을 알고 꾸준히 교류했던 '끈'을 넘어서는 일은 드물다. 추천받은 여러 이장들 가운데 당당히 최고 득표자로 당선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잘들 봐 주셨던 것 같아요. 쟁쟁한 후보들이라 저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당선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최정수 이장은 주천면 무릉리 강촌마을 이장으로 지내면서 타 동네의 이장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던 것이 분명하다. 평소에도 항상 긍정적인 단어들을 사용하며 누구를 만나더라도 좋은 일과 편안한 인상으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인격외에 똑 부러지는 업무처리능력도 들 수 있다.
"항상 마을분들에게 정보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회계자료, 영수증, 공문과 이장회보를 회람하고 마을회관에 비치합니다."

그가 공개한 자료들은 웬만한 사회단체의 서류들에 버금갈 정도다. 공문철, 이장회보, 회계장부, 영수증철, 회의록 등이 마을에서 있었던 공적인 일을 빠짐없이 모아 증명하고 있다. 대단한 일이다. 하고 싶어도 여건이 안 되어 못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의지나 정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모범이 될 듯하다.

"주천면 이장들이 수준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마음이 그만큼 열려있다는 뜻이겠지요. 고맙게 생각하고 이 직을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해서 수행할겁니다."
그의 결의는 정치인들이나 일부 공무원의 것과는 차이가 느껴진다. '증거자료'며 주변에서 평판도 있지만 이미 마을에서 인정받고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면 전체 마을들까지 이러한 의지가 전달이 되었다는 점을 높이살만하다.

이 같은 결과에 주변 귀농귀촌인들도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같은 마을의 한 귀촌인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동안 불신의 눈으로만 보였던 시골정서가 달리 보인다. 들어온 사람도 노력하면 인정받아 어울림에 문제가 없는 모범의 사례로 볼 만하다"라고 했다.

"내가 먼저 변해야 주변이 변합니다. 매사에 앞장서야합니다. 잘못하면 다른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외지인으로서 모범사례를 남기겠습니다."
귀농귀촌인들에게도 조언했다.

"자세를 낮추고 희생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카톨릭신자라 그런 것일까. 벽 한쪽에 걸린 십자가와 성모상이 눈에 들어온다. 매일 쓰는 일기에 오늘 한일과 할 일들이 빼곡하다. 2005년 주천면 무릉리로 들어와 올해 주천면 이장협의회의 대표가 된 그는, 오늘도 막중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조심스레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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