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러 연합 '학교너머'가 운영하는 공감유랑단 진안을 찾다

학교와 교과서가 아닌 세상과 사람들의 삶 속에서 배움을 찾는 18명의 공감유랑단 청소년들이 진안을 찾았다. 2011년 3월 초 충북 제천을 시작으로 찬바람 속에서 길을 떠난 학교너머 청소년들의 버스 유랑이 어느덧 한 달이지나 진안에까지 이르렀다.

지난 4일 주천면 무릉리에 여장을 푼 이들은 무릉리에서 4박5일 간 염소농장에서 농장정리 작업과 인근 농가에서 자두나무를 심는 등의 일을 했다. 이제 제법 길 위에서의 생활이 익숙해 보이지만 집을 떠나 길에서 찾는 배움의 길이 그리 녹록해 보이지만은 않은 듯하다. 공감유랑단의 청소년들은 여행 중에 스스로 일을 해 생활비와 여행 경비를 벌어가며 300일을 길 위에서 함께 생활을 하기로 했다. 생전 해보지 않은 노동이 힘들고 때론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스스로 택한 고생길이니 누구를 원망할 일도 아닌 듯하다.

홈스쿨러란 정규학교를 다니지 않고 집이나 스스로 택한 장소에서 배움을 계속하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이르는 신조어라고 볼 수 있다. 학교너머는 이런 홈스쿨을 하는 청소년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일종의 네트워크다. 또한 학교너머 교사들의 도움아래 홈스쿨러들이 모여 스스로 정한 주제로 캠프를 운영하거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한다. 공감유랑단도 그런 여행 프로젝트의 하나로 기획되었다. 16세 이상, 20세 이하의 청소년들이 스스로 여행의 행선지와 어디서 무슨 일을 한지를 정하고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 맡는 등 모든 여행의 과정을 스스로 책임지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아직 여행의 초기라 자기의 역할에 대해, 그리고 여행의 일정과 작업계획을 잡거나 전체의 운영에 있어 약간의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곧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원칙을 이해하고 잘 수행해 내리라 믿습니다." 이번 공감유량단의 버스기사이자 책임교사인 임경환(34세)교사의 말이다.

배움의 다양성을 자주 얘기하지만 홈스쿨러들의 독특한 삶의 철학이나 학습방법에 대해선 아직 사회적으로 폭넓은 인식이 부족한 형편이다. 공감유랑단의 300일 여정이 끝날 즈음 이들이 스스로 이뤄낸 성장과 배움이 얼마 만큼일지 기대되고 몹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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