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경(72, 동향 학선리 하신동)

4월20날 *보매기 한다는데, 농사준비가 되는데, 인재 눈코뜰새가 업는데, 나는 아무것도 못하니 엇짤까 몰나.
장년에는 나 혼자 모판 오백개다 흑담고 나락 다물때는 우리 집 아젓씨랑 두리 다 핸는데, 논도 다 내놓고, 내가 아파서 일도 못한게 모판 삼백개 나락 늘긴데 놉을 멧 어더야 하니 엇자잔 마리 안나네.

그래서 올해는 농사짓지 말자고 한 게, 논을 부칠 사람이 없어서 논을 묵쿨수가 없어서 씬나락 당권는데 논 부칠 사람만 잇쓰면 족켓써요.
모판도 주고, 나락도 주고 다 줄건데 그래도 농사 질 사람이 없어서 엇잘수가 업네.

맘이로는 다 할 것 갓튼데 아무것도 못하니 엇잘수가 업네.
고치밭테 말목도 뽀바야 하는데, 밭테 비니리도 거더야 하는데, 밭마동 그양 잇써서 엇짤까 몰나.
아들 메느리, 사우, 딸네 다 "아무생각 하지 말고 어머니 몸 생각만 하고 있으라"고 해도 그 맘은 잠깐이고, 머릿속에는 자꼬만 일이 생각이 난다.

*보매기: 논에 물을 담아놓기 위해 둑을 막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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