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김수열 현대시선 시인

설한풍 잿빛 대지위에 짙은 푸름이 옷을 입은 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녹 푸르름을 잊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 계절 속에 칠월 장마에 농심이 편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듯 세월은 순간에 지나고 우리 곁을 속절없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여름에 그리워지는 것은 시원함입니다. 파도를 타고 시원한 바람과 너른 백사장의 해변의 정취가 그리워지는 여름이 되면 한 아름 가슴에 밀려오는 바닷가의 풍경이기도 합니다. 한 달음에 달려가서 풍덩 물속에 빠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여름의 그리움입니다. 잦은 비와 더위에 가쁜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목까지 차오르는 더위를 뱉어내도 시원함은 맞볼 수 없고 시원함은 저 멀리 계곡이나 바닷가에서 부르는 것 습니다.

여름에 그리워지는 것은 바닷가의 시원한 바람이거나 심산유곡에서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낭만에 젖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 시원함과 서늘함이 가슴에 밀려들어 여름날의 더위를 잊어 보기도 합니다.
나무는 계절을 준비하는 지혜를 자연을 통하여 익히면서 낙엽 질 때를 알고 푸르른 잎을 벗어내려는 몸부림으로 흘러간 세월을 탓하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자연 속에 바람의 흔적 따라 숲의 변화에 맞추어 세월 속에 흘러가는 바람의 넋은 한 줄의 주름을 이마에 새기고 신묘년의 칠월의 반을 보낼 즘에 칠월 장마에 습기를 가득 머금은 숲의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숲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 합니다.

추임새 넘어 밀려드는 한더위 바람의 흐름을 잠재운 숲 속처럼 답답한 필자의 숲에 대한 염원도 짙푸른 녹음이 갈색으로 변하는 계절만큼 빨리 변해가고 있는듯합니다.
진안의 아름다운 숲은 세월이 흐른 뒤에 꼭 이루어 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오늘도 한줄기 희망을 심어봅니다. 편백이나 화백의 숲길이 오천 초등학교 입구부터 어은동 천주교 성지까지 얼마 되지 않는 거리지만 편백의 숲길이 만들어졌다고 생각만 해도 진안의 명소가 되어 좋은 숲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필자 나름대로 편백 숲으로 우거진 어은동 거리를 산책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젖어보는 상상에 젖어들면 나도 모르게 가슴깊이 밀려드는 행복에 빠져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편백 숲에서 나오는 치톤피드를 마음껏 마시면서 자연이 주는 선물에 고마움과 즐거움을 누려보는 상상에 젖어보기도 합니다.

인간에게 행복을 만들어주는 자연의 선물인 숲은 사랑하는 연인의 따뜻한 체온처럼 행복을 안겨 줄 것이며 삶에 희열과 희망과 꿈을 주는 것이기에 숲은 꼭 가꾸어져야 하고 만들어 가야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마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아름다운 마음들이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고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면서 미래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마을들이 진안에 많았으면 좋겠다는 필자의 바람은 진안 군민들의 마음이기도 할 것입니다.

숲은 분명 희망의 원천이지만 멀리 존재하는 희망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 낼 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희망과 꿈은 서서히 우리 곁으로 다가와 행복을 안겨 줄 것입니다. 진안의 마을 가꾸기의 꽃길에서 숲길로 마음을 바꾸어 볼 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숲은 가정과 마을과 진안을 살찌우는 크나큰 선물임에도 불구하고 숲에 거리를 가꿈에 소홀한 것은 작은 이기심에 인하여 외면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개인의 논밭에 그늘이 만들어진다거나 겨울에 제설 작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거리에 사철 푸르른 숲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진안읍 거리에 은행나무를 심는 경우도 겨울에 음지를 최소화하여 빙판길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은행나무를 심었고 상가의 간판이 가려져서 손님들이 알아볼 수 없다는 마음에서 사철 푸른 숲길이 만들어 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철 푸른 숲 없는 진안읍의 거리가 만들어 내는 손실은 생각해 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진안읍내 길에 사철 푸른 숲길이 조성되었다고 한다면 진안의 거리는 어떤 모습이 될까를 생각해 봅니다. 푸르른 진안읍의 숲길은 관광명소가 될 것이며 찾아오는 손님들로 더욱 장사가 잘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해 봅니다.

숲은 공동의 자산이며 진안군민의 자산이며 더 나아가 지구의 자산이기도 합니다. 오늘 심지 않으면 하루만큼 행복과 희망은 더디 온다는 진리를 깨달고 숲이 마을을 이어주는 구심점이 되어 좋은 숲길이 조성되는 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자는 2년여 동안 좋을 숲을 가꾸어야 할 이유라는 제목으로 기고를 하면서 여러 가지 숲에 대해 제안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숲을 가꾸어야 할 이유라는 기고를 마감하면서 필자의 작은 희망은 진안 땅에 아름답고 좋은 숲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숲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게 되면 분명 진안은 좋은 숲으로 가득한 관광 명소가 되리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진정한 애향인은 좋은 숲을 가꾸려는 마음이며 진정 진안을 사랑하는 자일 것입니다. 숲을 가꿈에는 산림청의 몫도 아니고 행정의 몫도 아닙니다. 진안군민 모두의 몫이며 후손 대대로 물려줄 훌륭한 진안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신 구독자 여러분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숲에 대한 글을 써왔지 않나 싶습니다. 숲을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신 구독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름답고 좋은 환경 만들기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