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김현철 진안군의회 의원

'제4회 진안군 마을축제'가 막을 내렸다. 주목을 받은 프로그램이 신설돼 긍정적 평가가 있었는가 하면 여전히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혹평도 나왔다. 군청광장이 중심이던 1~3회 마을축제와는 달리 마을 및 진안천 일원이 선봉에 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군청광장 위주의 무관심이나 예산낭비성 프로그램에서 과감히 탈피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게다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진안천 빠가(동자개)낚시는 주민들의 관심을 끌 만했다. 가족단위로 삼삼오오 낚싯대를 드리우는 모습은 시골의 정겨움까지 안겨줬다.

또 여름 피서철인 점에 착안해 운일암반일암을 찾은 관광객들과 지역주민이 함께 어우러지게 한 '한여름밤의 낭만 여행' 프로그램은 칭찬받을만했다. 관광지에서의 먹거리장터 설치와 농특산물 진열 그리고 어울 한마당은 알찬 프로그램이었다. 주민뿐 아니라 외지 관광객들에게 진안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어줬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컸다. 먼저, 마을행사가 평상시 이뤄지던 마을단위별 야유회 성격이 강했다. 물론 마을별로 프로그램을 상당수 보강은 했다지만 축제로서 자리매김한다거나 반향을 일으키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던 듯싶다. 각 면 단위별로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해당 지역 면민들조차도 참석지 않았다. 그저 동네 주민들과 일부 출향주민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남의 동네잔치라는 생각 때문이었으리라. 실제 면민들은 무관심했으며, 동네주민 및 출향주민 내지는 자매결연 교회 신도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정된 예산 속에서 인근마을 주민들을 초청키 어려웠을 것이다. 어찌 됐든 왁자지껄한 판은 아니었다.

마을만들기의 일환인 만큼 '동네주민들끼리 부대끼며 신명나게 먹고 즐기면 충분하지 않냐'라고 의미를 부여하면 별로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어차피 판을 깐 거라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시끌벅적한 축제로 만들었어야 했다는 뜻이다.

인구가 적은 단위마을별로 진행되는 현 축제형태는 마을잔치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축제현장에 구경꾼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인근마을 주민마저도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축제는 하나 마나 한 축제다.

또 다른 문제는 축제가 30여 개(3개 면 단위 기획행사 포함) 마을에서 분산 진행되면서 응집력을 발휘치 못했다는 점이다. 분산 개최 탓에 마을주민 일색이고 읍·면민들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받았다. 마을별 볼거리 및 체험거리 그리고 특산품을 일정한 장소에 집중, 경진대회를 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마이산 북부 주차장 등의 장소에서 말이다.

단, 축제시행 마을 수는 대폭 축소 조정해야 한다. 이를테면 27~30개 마을행사를 읍면 단위별 1개씩 최대 11개로 통합하란 얘기다. 물론 행사장소로는 관광객들이 몰리는 관내 유원지가 우선 선택돼야 한다. 행사 장소에 읍·면민들이 참석 및 참여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통합 추진될 때 구경꾼들의 참여가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행사장에 볼거리와 즐길 거리 그리고 친환경 먹을거리와 농산물을 내실 있게 갖춰놓는 것 또한 축제의 필수조건이다. 지금까지의 진안군 마을축제는 관광객 유입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축제는 축제다워야 한다. '그저 그런 축제', '그들만의 축제'라는 소리를 언제까지 들을 것인가? 축제를 통해 전국에 진안의 가치를 각인시키고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해야 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제 4회 대회를 마친 만큼 우리는 마을축제의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보다 발전적이고 실효성이 담보된 축제방향을 설정, 축제가 진정으로 지역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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