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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하루만 더 아프고 싶다
고학년(딱 하루만 더 아프고 싶다/정연철 글/문학동네어린이/5학년부터 읽을 수 있어요)
 
어린 시절 슈퍼맨이 되어 악당들을 혼내 주고 싶었다는 시인은, 이제 슈퍼맨보다 힘이 센 것은 동시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어둡고 슬픈 사람들의 마음에 마법을 부려 위로를 주고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진정한 슈퍼맨을 꿈꾸며 우리의 주변을 보듬고 사람들의 마음에 힘을 불어 넣는 동시가 참 많은 시집이다.
정연철 시인의 동시는 우리말의 매력이 잘 살아 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상황에서 숨은 재미를 찾아내 시의 바탕을 짜고, 리듬감이 느껴지도록 시어를 배열하여 한층 맛깔난 재미를 선사한다.
 
무명실에
주렁주렁 매달린

가을햇볕에 말라

가을바람에
조글조글 말라

 
까치 한 마리
까치밥 없는 감나무에서
곶감 달라고
꼬깜 꼬깜
 
-「곶감」부분
 
이 동시는 뜻은 다르지만 소리가 같은 글자 '감'을 재료로 소리글자인 우리말의 묘미를 살렸다. 까치가 곶감이 먹고파 '꼬깜 꼬깜' 운다는 표현도 재미있다. '감'에 힘을 주어 따라 읽다 보면 가을 햇볕 아래 잘 익어가는 곶감들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20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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