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덕임(73, 동향 학선리 봉곡)

탈곡이 다 끈났습니다. 봉곡 심재우씨는 11월1일날 동네서 마지막으로 벼 타작이 끈났습니다.
이제 황금빗 나던 들판은 검은 들이 대고, 집집마다 일년 농사 지어서 가득 가득 쟁여 녹고 재미가 좋컸지요.
요세는 마늘 심기 한참 바뿜니다. 이제 들에서 할 일언 거의 덴거 갓아요.
그런데 여자들 할 일이 컨 일 있지요.
월동준비 김장, 메주, 큰 일만 남았지요.
걱정 뎀니다. 추어질까바.
마당에 나뭇잎이 우우수 떨어지고, 살랑살랑 부넌 바람이 품 안에서 맴돌고, 어끄저끄만 해도 덥다고 했는데, 따뜻한데가 좋아지고, 세월언 엇찌 그리도 잘 가는지 세월따라 가기도 바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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