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농촌의 도로변이나 주택가에 만발해 왔던 코스모스가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언제부턴가 그 자리에 유채꽃이나 개량화된 무궁화꽃으로 채워져 있음을 볼 수가 있다. 가을날, 시골의 마당이나 텃밭에 한 두개씩 심어져 있었던 노란 해바라기를 보기가 어려워졌고, 봄이면 온 산하들판에 불길처럼 번지던 연분홍의 자운영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되었다. 채 갈아 엎지못한 논밭에 그윽하게 피어 오르던 자운영의 자태는 마치 분홍색 이불을 깔아 놓은 듯 아름다운 농촌경관을 이루었다. 특히, 봄이 지나고 여름철의 인삼밭에는 연한 녹색과 아이보리색이 서로 잘 조화되는 메밀꽃의 광경이란 마치 양털이불을 덮어놓은 듯 보드랍고 포근해 보였다. 이제는 용담댐으로 인한 모든 농지와 들판이 차가운 물 속으로 사라져 버렸고, 어렸을 적 보아왔던 마음 속의 아름다운 추억들은 화석화되어 굳어진지 오래되었다. 딱딱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힌 시골길은 인간의 정서를 삭막하게 만들었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교량역할 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혁명과 도시화로 인한 차량의 증가는 우리들의 삶의 터전인 가로변과 마을경관을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으로 만들었다. 하늘이 내려준 자연의 유기적 형태에 전통적이고 역사적으로 결합된 농촌경관은 거대한 이기주의의 물결 속으로 그 자취를 감추었고, 우리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경관이 자연적이거나 인간적인 과정의 결과로서 나타났을 때, 그 경관을 아름답고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버려진 농촌경관을 잘 설계함으로서 이러한 아름다운 농촌마을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안을 보면 농촌지역의 관광소득을 높이고, 도·농간 교류를 활성화 시키기 위하여 올해부터 2007년까지 「경관보전직불제」를 시범실시 한 뒤 확대키로 하였다. 「경관보전직불제」란 특정 농업작물을 재배할 때 주변환경을 아름답게 만들 수는 있지만 다른 작물에 비해 소득이 낮은 경우 정부에서 소득차액을 보전해 주는 이른바 「보상제도」라 할 수 있는데, 유채꽃이나 메밀꽃, 자운영, 해바라기 기타 코스모스등과 같이 수익성 작물이 적은 수종에 한해서이다. 이러한 경관작물을 재배해 정부지원을 받으려면, 각 마을마다 경관에 좋은 작물을 일정 면적이상 재배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한 뒤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정부와 사전협약을 해야한다. 정부에서는 이 달 중 의견수렴을 거쳐 2월에 시행방침을 확정한 뒤 각 지자체의 신청을 받을 계획으로 발표했다. 정부에서는 직불제의 소득차액 지급기준을 「보리재배」에 따른 단위면적당 소득으로 할 방침이다. 즉, 유채꽃등 수확에 따른 소득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작물을 재배하더라도 보리를 재배해 수확할 수 있는 수준의 소득을 보전해 준다는 내용이다. 언제부턴가 농촌은 보래재배를 거의 이루지 않고 있고, 유휴지로 방치하고 있다. 따라서 각 마을마다 경관상 아름다운 수종을 골라 신청하여 일정면적에 재배함으로서 유휴지 농토를 살릴 수 있고, 방치한 공지에 아름다운 화초를 재배함으로서 농촌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나 수몰인들에게 꽃의 나라 네덜란드와 스위스 국가 같은 정겨운 관광지역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고, 특히 주 5일제 실시와 웰빙 열풍에 맞물려 도·농간 교류에 활력소를 제공해 줄 것이다. 특히 용담댐 주변의 수변지역과 기타 인근 주변지역은 천혜의 관광자원이 많아 이와 잘 연계하여 마을주변이나 도로주변에 아름다운 조경과 화초를 조성하면 이곳을 왕래하는 모든 내방객들에게 마음의 평온함과 휴식처로서 제 구실을 다할 것이다. 이제는 농촌도 서구유럽이나 일본과 같이 농촌경관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할 때가 왔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특색있는 꽃 가꾸기 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지만, 관리소홀과 무관심으로 사계절 볼 수 있는 꽃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나마 가을철에 볼 수 있었던 길가의 코스모스도 환경미화 작업으로 인해 무참히 잘려나가 농촌의 가을풍경을 황량하게 만드는 주 요인이 되고있다. 우리의 고장 진안군은 천혜의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용담댐 주변도로가 아름다워 그 주변지역에 다양한 많은 꽃을 심게되면,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를 유도하고, 가족 사진찍기, 웨딩드레스 거리, 그리고 단체 야유회 유치등 많은 구경거리가 될 수 있고, 농촌의 「어메니티」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홍보와 공지를 해야하고, 꽃의 고장, 꽃을 브랜드화하여 도시인을 끌어들일 수 있고, 농촌 주민들에게 일정한 소득과 심신건강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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