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으로 인해 활기 띤 농촌마을

고구마 캐는 도시민들로 북적인 마령 안방마을

어느새 따사로운 햇살은 들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산과 나무를 울긋불긋 단풍으로 수를 놓았다. 산들바람이 만나는 농촌 풍경은 운치를 더하고 있다.

진안읍 농공단지와 숙근 약초시험장을 지나 49번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우측으로 마령면 덕천리 안방마을이 보인다.

지난 14일 토요일 오전부터 이 마을 전지옥(49)씨 호박 고구마 밭에는 외지에서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모습이 농촌의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

 

“몇 구좌 신청하셨어요?” 호박고구마 캐기 체험에 앞서 호미를 나눠주고 신청한 구좌를 확인하는 안내원의 목소리가 정감이 있다.

“1구좌요.”, “2구좌요.”, “3구좌요”

전주를 비롯해 이곳저곳에서 호박고구마 캐기 체험을 하기위해 찾아온 손님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고구마를 캐기 위해 서두르고 있었다.

호미를 받아들고 밭으로 향하는 마음은 발걸음도 가볍게 한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전주에서 왔어요.”

“어느 분과 오셨어요?”

“가족과 함께 왔어요.”

 

호박 고구마 체험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아이들과 아니면 부모님과 함께 가족단위로 참여를 했다. 

호박 고구마 밭고랑에는 주인을 찾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쌍둥이네 농장’, ‘예은·영진이네 농장’, ‘허지은 농장’, 신유빈, 은빈이 아이들의 끝 자를 따서 지은 ‘빈이네 농장’ 등 모두 아이들 이름이 붙은 농장들로 가득했다.

이날 체험에 함께한 사람들은 황무지를 개간하고 소유한 개척자들처럼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고, 밭고랑을 따라 고구마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빛이 역력했다.

함께 온 아이들도 일을 거들기라도 하려는 듯이 호미를 들고 연신 땅을 파보지만 좀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다.

 

햇살은 아직도 여름을 고집하는지 체험하는 어른들과 아이들 이마와 콧잔등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가 싶더니 어느새 기다란 땀방울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전주 진북동 정석권(52)씨는 “아직까지는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며 “땀 흘리고 땅속에 숨어있는 고구마를 캐면서 수확의 기쁨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중학교와 고등학고 자녀들이 처음에는 오기 싫어했지만 체험 하면서 기분 좋아하고 보람있어 한다”고 덧붙였다.

정석권씨는 안천이 고향이며 항상 정답고 포근하며 공기 맑은 곳으로 고향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이날 정 씨는 은우, 은화 그리고 아내와 함께 고구마 체험 장을 찾았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돌아왔다. 마이산골 정보화마을 위원들과 주민들은 국수와 진안흑돼지 깜도야, 쌀 막걸리를 준비해 손님들에게 대접했다.

국수에 김치를 걸쳐먹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시장끼가 반찬인데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들이 맛있기만 한 모습이다.

어른들은 고구마를 캐며 힘든 피로를 막걸리 한잔으로 기를 보충했는지 또다시 힘차게 고구마를 캐는 모습이다.

강용희(33. 완산구 서신동)씨는 “고구마를 담은 상자가 늘어날 때마다 뿌듯한 느낌”이라며 “수확하면서 부자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함께 온 아들 김현진(전주 서일초등학교) 군은 “땅을 파다가 두더지가 나왔는데, 두더지가 죽었다”며 한쪽 구석에 치워두었던 두더지를 가져와 보여주는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느덧 있던 곳으로 되돌아 갈 시간이 되자 양손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고구마를 수확한 모습이다.

10kg 짜리 3~4 상자는 기본으로 들고 내려왔다.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모습은 조금도 관여치 않고 얼마만큼 고구마를 캐었는지 궁금한가 보다.

밭에서부터 들고 내려온 박스를 오자마자 저울에 달아보는 모습에서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서야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 번지기 시작했다.

한편 체험에 참가한 양희연(6)양은 이날 900g이라는 최고로 큰 고구마를 캐고 환하게 웃었다.

 

한때 해프닝도 있었다.

10kg 상자 한가득 담고도 모자라 고구마 박스 뚜껑을 세운 상태로 저울에 무게를 달았는데 5kg 이상이 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 광경을 지켜본 주민들은 난감해 하기도 했다.

그런데 저울에 고정되어 있는 핀을 제거하고 무게를 달아본 결과 한 상자 당 16kg이 넘게 측정이 되었다.

한가로운 가을 주말, 온 가족과 함께 참여한 호박 고구마 캐기 체험행사.

이날 체험행사에 참가한 가족 모두는 가슴에 즐거운 추억 한자락을 담고 돌아갔다.

 

------------------------------------------------------------------------

“소비자와 농가 일석이조입니다”

 

정환오 운영위원장

정환오(44) 마이산골 정보화마을 운영위원장은 “호박 고구마 캐기 체험은 2만5천원을 투자하면 소비자가 5평에 수확한 양은 모두 가져갈 수 있어 이득이고, 농가는 농가 나름대로 판로와 일력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기회가 된다면 절임배추와 함께 김치담기 체험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5평의 고구마 밭에서 평균 3박스 이상은 보장이 되고 있어 사먹는 것보다 저렴할 수 있다”며 “200평에서 7명의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과 소비자가 직접 고구마를 캐서 가져가는 것은 별 차이가 없어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는 앞으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이번 체험행사에 참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내년에 욕심내 분양 받을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는 200구좌를 받아 10농가에 20구좌씩 분양해 체험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주말농장을 운영해 농가에 직접적인 수입은 없어도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은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작년보다 수확량 줄어 아쉬워

 

전지옥 밭주인

전지옥(49) 호박고구마 밭주인은 “작년에는 올해보다 수확량도 많고 크기도 고르면서 농사가 잘되었는데 올해는 가뭄으로 인해 크기도 작고 수확량도 줄어들었다”며 “상품성이나 시장성이 떨어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 씨는 “그래도 분양 신청자들이 캔 고구마 가운데는 먹지 못하는 상품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수확한 만큼 모두 가져가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한다”며 “작은 것은 나름대로 쪄 먹는데 문제가 되지 않고 한입에 먹기 좋고 더 맛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 분양하는 일이어서 정보화마을 위원들과 마을 주민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번 행사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1구좌에 2만5천원이면 크게 아깝다는 생각은 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들도 5평에서 30Kg 이상 캐 간다면 괜찮은 이득”이라며 “오늘 체험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분양신청자들에게는 직접 캐서 10Kg 한 상자를 택배로 보내주게 된다”고 말했다. 

마이산골 정보화 마을 성공 확신

박성철 홈페이지관리자

박성철(43) 정보화마을인빌 홈페이지 사업자는 “정보화마을 홈페이지 구축해주고 인연이 되어서 체험하게 되었다”며 “땅 속에서 나오는 고구마 만큼을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화마을에 희생하시는 분들이 없으면 운영이 잘 안된다”며 “정환오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들과 마을 주민들이 지금처럼 화합하고 협력한다면 마이산골 정보화마을은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마이산골 정보화 마을은 주민들 것이라는 생각을 갔고 있어야 하고 주민이 꾸려나가야 한다”며 “진안처럼 자생하려는 대표적인 사례만이 정보화마을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고 확신을 가졌다.

그는 “전북에서 올해까지 34개의 정보화마을이 있지만 다른 도와 비교해 볼 때 잘되는 곳이 많이 있다”며 “그 중 마이산골 정보화마을 꼽을 수 있고 임실 삼계면은 엿 파는 마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전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자상거래도 1억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