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잘해도 불만이 없을 수 없고, 반반이라는 평가가 나와도 잘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사는 공무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그래서일까?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대대적인 인사단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인터뷰 내내 송영선 군수는 구체적인 인사규모나 기준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인사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가 오갈 경우 필요 없는 말들이 ‘설왕설래’할 것을 우려하는 입장을 전했지만, 송 군수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두 가지 인사에 관한 확실한 잣대를 제시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인사에 대한 청탁은 없다’다.
인사 청탁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송 군수가 사례로 든 일화 속에서 잘 나타났다.
20여년 동안 조건 없이 도와주신 분이 있다고 했다.
70 평생을 본인 호주머니를 털어서 활동해 왔던 그 분이 한 번은 집으로 찾아와 두 가지 얘기를 전했단다.
그 첫 번째는 “20년 동안 친자식, 친동생처럼 아끼고, 조건 없이 도와줬는데 내가 한 사람 부탁한 것 조차 거절하느냐”였고, 또 하나는 “군청 모 계장 아버지와 함께 계를 하다가 송 회장(송영선 군수)을 돕는다고 하니까 ‘너하고 함께 계를 못 하겠다’고 하며 빠져나가더라. 그런데 군청 계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 사람도 일 잘한다고 승진을 시켜줄 것이냐”란 얘기였다.
이에 송 군수는 “회장님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 한 가지 기준을 개입시켜 인사를 한다면 내 인사의 방향이 틀어져, 4년 후에는 완전히 다른 길로 빠져버린다”며 “회장님이 저를 위해 노력하신 점, 죽어도 못 잊지만 이 문제와는 다르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누구의 부탁도 듣지 않을 것이며 부군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인사기준과 점수표에 의해 인사를 진행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였다.
‘인사 청탁은 없다’는 확고한 의지와 함께 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승진 불가 방침’을 전했다.
예를 들어 9급에서 8급 승진 대상자가 28명으로 이중 우리군에서 거주하고 있는 공무원이 12명, 전주에서 출퇴근 하는 공무원이 16명이라고 한다.
결국 이번 인사에서 전주에서 출퇴근 하는 16명의 공무원들은 승진의 꿈을 접어야 한다는 말이다.
인센티브를 넘어, 승진의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우리지역 거주의 조건을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 ‘얼마나 빨리 움직였느냐’도 중요한 조건으로 제시했다.
내일 모레 인사가 시행된다면서 슬그머니 진안에 거주하겠다는 공무원들에게는 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편리한 생활, 자식교육 등 어려움을 감수하고 진안에서 거주하고 있는 공무원들과 전주에 살면서 자식교육은 물론 문화생활까지 누리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승진의 기회까지 주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것이 송 군수의 의지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인사에 대한 청탁을 근절하고, 공무원들이 진안에 거주하며 지역에 대한 애착을 갖고, 지역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송 군수의 의지가 ‘지역 발전을 위한 보다 큰 그림’을 그려가는 토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류영우 ywryu@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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