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사의 이상한 문화재 보존행위

▲ 극락전의 내부 삼존불 중 본존물인 아미타여래상이 없어져 불구가 된 법당 모습
관광객들의 불편과 부담을 고려하여 도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하자마자 마이산의 해당 사찰은 폐지한 입장료만큼 문화재 관람료를 인상하여 공원입장료 폐지로 마이산 탐방객들에 대한 혜택은 있으나마나하게 되었다. 이 문화재 관람료로는 당해 문화재의 유지, 보수비용으로 쓴다지만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관람료 수입이 공개된 적은 없다.
필자는 나름대로 지역 문화에 관계하는 사람으로 전통사찰의 이런저런 반문화적 행태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몇가지 고언을 드리기로 한다.

▲ 대웅전 내부. 극락전의 아미타여래상을 대웅전에 안치한 무례 무지의 현장. 후륜부(뒷가리래)는 함부로 금색 페인트로 조잡하게 도장하고 아직 내부 단청공사도 안되었다.
금당사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노랑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있는 대웅전을 보노라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아가 사찰에 대하여 좀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통을 터트린다. 도대체 전통사찰을 왜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서이다. 상식이라면 사찰의 본존 건물에는 단청을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단청은 페인트에 비하여 공임이 3~5배 비싸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경우 페인트를 써서는 결코 안 되는 것이 상식이다.
이 대웅전은 국, 지방비 보조에 문화재관람료 수입으로 추정되는 사찰 자부담을 합하여 10여억원에 이르는 공사비가 소요되었다 한다.
국, 지방비 보조는 이 사찰에 금당사괘불탱(보물)과 목불좌상(지장유형문화재)이 소재하니 이의 유지, 보존을 지원한다는 명분에서이다.

국, 지방비 보조가 있었으니만큼 해당관청에 제출한 설계서가 있었을 테고 또 준공이후 정산서를 제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건물은 사실상 준공이 안 된 상태이다. 10억원이 넘는 공사라면 외부는 물론 내부에도 단청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업계의 의견이다. 또 불상의 후륜(後輪 : 뒷가리개)도 단청이나 황금 도금이어야 하는데 조잡하게 금색 페인트로 도배를 해 놓았을 뿐 내부 전체가 아직 단청이 안 되어 있다. 아직 공사가 안 된 부분과 단청 대신 페인트 처리하여 절약한 공사비는 어디에 사용하였는지 그 이유와 내역은 금당사와 해당 감독관청의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해괴한 것은 이 대웅전에 봉안된 불상이다.

▲ 금당사 대웅전. 금색페인트로 조잡하게 도색하여 사찰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단청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금당사는 원래 아미타불(阿彌陀佛 : 서방정토 극락에 계신다는 부처님)를 모셨던 사찰이다. 그래서 주 전각도 「극락전」이다. 대웅전이란 본디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전각이다. 그럼에도 금당사는 극락전에 모셔져 있던 아미타불(문화재인 목불좌상)을 대웅전으로 옮겨와 안치함으로써 극락전도 불구가 되고, 대웅전도 불구가 되고, 불교의 교리도 불구가 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소행으로 금당사를 찾는 사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그런데 금당사는 왜 주 전각인 극락전을 놔두고 또 대웅전을 신축했을까?
뿐만이 아니다. 금당사는 대웅전 이전에 또 다른 건물을 신축했으나 지금까지 사용한 적이 거의 없다.

마이산 금당대라고 하는 능선부위 암벽에 노랑 페인트칠을 한 이상한 건물이 둘이나 들어서 이것이 멀리서도 보이므로 주변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해쳐 탐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이곳은 나옹암이란 암굴이 있었던 자리로 본래 쇄석암(碎石庵)이라 하여 바위 굴속에 나무로 조화롭게 꾸민 암자였다는 400~500년된 문헌도 있는데 철제빔과 세멘트룰 쑤셔 넣고 싸구려 자재를 사용하여 눈가림으로 국적불명의 이상한 건조물을 지어 사적지를 복원하기도 어렵게 훼손하고 나아가 그 건물 위쪽에 원래 문헌에도 없던 「고금당」이라는 전각을 따로 지어 더욱 자연환경을 훼손하였다. 이 건물들은 지금까지 불상도 조성하지 않고 따라서 사용하지도 않고 있다.

사찰의 전각이란 불상을 모시기 위하여 건립하는 것임에도 금당사는 왜 불상조성은 뒷전이고 건물 짓기에만 골몰하는지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다만 막대한 국, 지방비 보조와 문화재관람료 수입을 사찰이 소비하려면 건립목적에 관계없이 이런 저런 공사를 벌이는 것뿐이고 따라서 부실공사로 이어지게 마련이라는 주변 관계자들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문화재나 전통사찰은 해당 종단의 소유만은 아니고 주지 개인의 소유는 더욱 아니다. 더불어 국가나 지역사회의 값진 문화유산인 것이다. 그래서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문화재의 유지, 보존에 지원하는 것이다.

▲ 오른쪽 바깥으로 돌출된 부분이 건축판넬로 마감한 부분임.
금당사는 문화재 보호 명목으로 막대한 국, 지방비 보조와 문화재관람료 수입을 얻고서도 문화재 보호차원의 가시적인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극락전에 있어야 할 문화재(아미타불)을 대웅전에 무단으로 옮겨놓는 둥 문화재의 가치를 폄하하고 나아가 부처님을 능멸하는 행위로 참배객이나 불자들의 빈축만 샀을 뿐이다.
그럼에도 또 문화재관람료를 올리는 금당사의 행위는 누구라도 수긍하기에 어렵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치단체의 태도이다. 이미 그간의 금당사의 행태를 잘 알고 있어야 할 당국이 문화재 주변 정화사업이라고 금당사에 지장전 보수 등의 명목으로 금년 도비, 군비 합하여 7억원의 예산을 편성해준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최규영 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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