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마을 산촌생태조성사업 계획 중간보고회에서

▲ 방화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이 용역업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송풍리 방화마을의 경쟁력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쉽게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6일, 용담면 송풍리 방화마을회관에서는 방화마을산촌생태마을조성사업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설계 용역업체인 그린엔지니어링 관계자와 관계공무원, 마을 주민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중간보고회는 시종 열띤 논의들이 오가며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결론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계획이 지속적인 주민소득증대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기 때문에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 이날 제기된 지적에 그린엔지니어링 측도 동의를 표했고 이후 공식적인 중간보고회가 한 번 더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방화마을 산촌생태마을조성사업은
진안군 용담면 송풍리 방화마을 일대 총 1천880ha에서 진행된다. 이중 산림면적은 1천512ha로 80.4%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설계를 완료하고 내년 시공에 들어가 2009년 12월 준공할 계획으로 사업비는 모두 10억 원으로 국·도비 85%, 군비 15%다.

산촌생태마을조성사업은 기존에 시행했던 산촌종합개발사업이 이름만 바뀐 것으로 산촌을 녹색관광거점으로 개발해 주민들의 소득증대를 통한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목적이 있다.

◆방화마을 산촌생태마을조성사업 방향
이날 중간보고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방화마을의 산촌생태마을조성사업은 ‘생활환경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마을회관 증축, 화장실 개량, 산촌체험관 터 조성공사비에 2억 8천만 원가량의 예산이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주차장과 황토방 등을 포함한 산촌체험관 건립비용으로 4억 원의 예산이 수립돼 실제로는 전체예산의 80%에 육박하는 7억 8천만 원이 생활환경개선 등에 필요한 하드웨어 개발비용으로 책정된 셈이다.

이날 중간보고회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장 강하게 있었다. 실질 소득 증대 계획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생산기반조성사업으로는 농산물 저온저장고, 산나물·산약초 체험재배단지 조성, 진입로 개설, 음나무·고로쇠·밤나무 재배단지 조성, 전기공사·홈페이지 개설, 모노레일 설치 등이 보고되었다.

▲ 건물배치도
◆주민소득증대와 직결되는 핵심이 없다
용역업체 발표가 끝난 후 도에서 위촉한 안찬수 산촌생태마을조성사업 자문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이 사업의 목적의식인데 그것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한 후 “이런 상황에서 황토방과 체험관을 지어봤자 몇 년 지나면 마당에 풀만 무성하게 자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이미 산촌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문제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돼 산촌의 생태자산과 부존자원을 활용해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내실을 기해야 하지만 건물 신축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의 개발이 주를 이루다 보니 애초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고 주민만족도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 같은 문제제기가 지금 방화마을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주고 있다.
11ha의 산지에 음나무와 밤나무, 고로쇠나무를 심는다는 계획이지만 왜 그 수종이어야 하고 재배한 후 생산물의 가공과 판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와 연계한 산나물·산약초 체험재배단지와 산촌체험관도 마찬가지다. ‘체험’이라는 시대적 유행을 좇았지만 누가, 왜, 무엇을 얻기 위해서 방화마을에 와 체험을 할 것인지 답하기는 어려웠다.
체험재배단지에 들어서는 황토방 역시 마을 주민들이 이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계획한 시설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간보고회에서 나온 계획 중 방화마을에 밝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대목은 없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군 담당자는 “용역업체에서 주민들이 구체적인 고민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제공과 교육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히며 “주민들의 소득증대와 사업이 직결될 수 있도록 계획이 구체화되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경쟁력 있는 농·산·어촌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이 추진 중이거나 계획되고 있는 지금, 방화마을의 이번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하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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