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복씨
박   찬   복  씨

주천면 대불리 개화(開花) 마을 출신

(주) 한국측량물자 이사

재경주천면향우회 총무역임

재경주천면향우회 회장

재경진안군민회 이사

 

 

불교에서는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을 업(業.kama)으로 표현한다. 전생의 소행으로 말미암아 현세에 받는 응보(應報)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으로 나누어 이를 삼업(三業)으로 말하는데 신업은 신체적 행동으로 나타나고, 구업은 언어적 표현으로 나타나며, 의업은 정신적 활동으로 나타난다. 또한 삼성업(三性業)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이는 착한 마음에서 일어나는 선업(善業)과 악한마음에서 생기는 불선업(不善業), 선(善)도 악(惡)도 아닌 무기심(無起心)에서 생기는 무기업(無起業)을 이른다. 업의 본성에 관하여 화엄경(華嚴經)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중생은 4대(四大)로 이루어져 그 안에는 자아의 실체가 없고, 모든 존재의 본성은 선한 것도, 또는 악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과보를 받는 것은 업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 업이라는 것도 실체는 없다. 마치 맑은 거울에 비친 그림자가 여러 가지이듯이 업의 본성도 그와 같다. 종자와 밭이 서로 모르지만 싹이 트듯이 업의 본성도 그와 같다. 많은 새가 저마다 다른 소리를 내듯이 업의 본성도 그와 같다. 지옥의 고통이 따로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듯이 업의 본성도 그와 같다.] 하였다.

이렇게 우리는 업(業)은 실체가 없지만 우리의 일상을 통하여 선악의 업을 쌓으면 그것이 업인(業因)이 되어 업과(業果)를 받는다는 것을 인생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또한 불교사상에서는 윤회(輪廻), 즉 생명이 있는 것, 중생은 죽어도 다시 태어나 그 생(生)이 반복된다고 말한다. 윤회하는 세계에는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 아수라(阿修羅), 인간(人間), 천상(天上)의 육도(六道:六趣)가 있다고 말한다. 육도 중 어느 세계에 태어나느냐 하는 것은 우리들 자신의 행위와 그 행위의 결과와의 총체인 업(業)에 따라서 결정되며, 이업은 이승에 있는 우리들의 상식을 초월하여 판정되어, 선업(善業)에 의하여 선의 세계에, 악업(惡業)에 따라서 악의 세계에 태어난다고 그렇게 말한다.

개방된 남대문의 잔디밭에, 그나마 도회지의 눅눅한 기분을 씻어내고 나란히 앉아서 박찬복씨,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연륜을 초월하여, 소를 타고 천상의 구름 위를 조심스럽게 건너가는 그런 기분이 든다.
얼마 전, 숱한 고뇌와 번민의 미로 속에서 고민하던 그가 그의 사후(死後)의 시신(屍身)과 장기(臟器)를 어느 대학병원에 기증(寄贈)하는 절차를 마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필자가 느끼는 전율(戰慄)은 그의 이 행위가 용기였는지, 아니면 연민(憐憫)의 분노(憤怒)였는지를 채 읽을 수가 없었기 때문 이였다. 계속되는 그의 시신과 장기기증의 예찬(禮讚)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인간의 묻혀있는 슬픔을 본다. 그의 주체하지 못하는 그 슬픔을 본다. 인간은 누구나 삶의 여로에서 말할 수 없는 기복의 역사를 안고 그 기 막힌 사연을 묻으면서 살아간다. 우리가 우리의 생애에서 가슴에 새겨 묻어야 할 그 원하지 않는 사연들은 또 얼마인가. 무심한 세월의 그 상채기 속에 지나간 흔적의 연민을 우리는 그냥 체념으로 이겨 낸다. 그리고 때로는 오열하며 때로는 체념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박찬복씨. 1958년생. 이제 막 하늘의 이치를 터득한다는 그 연륜에 들어선다.
심성(心性;참되고 변하지 않는 타고 난 본성) 착한 반려자를 만나서 그는 그가 넉넉히 외로울 수 있었던 그 세월을 착하게 살았노라 말한다.

공자는 욕망과 정염을 누르고 이상과 목적을 실현하는데 전념하는 것을 극기(克己)라고 설파(說破)한다. 자기제어(自己制御), 그 극기를 위하여 박찬복씨, 그가 갖고 있는 적극적인 용기와 그가 행하고 있는 도덕적 절제의 한계를, 또는 그의 웃음 속에 스며있는 공허(空虛)의 의미를 읽고서야 우리는 비로서 그를 이야기 할 수가 있다. 그것은, 그의 내재(內在)된 슬픈 철학을 알고 그리고 그것을 터득하고서야 가능하다. 그가주천중학교를 마치고 안천고와성남의, 또는 서라벌예고의 2부를 왕복하면서 방황하던 그 정신적 공황의 방황을 거듭하고 33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도 삼수에 실패, 끝내는 관급납품업체인 현재의 그의 사업체에서 (주)화방촌으로 10년, (주) 문구도시로 10년, 이제 (주)한국측량물자의 이사로서 형제들과 함께 그의 그 절제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의 곁에 있으면 그의 외로움이 상대에게 전해 온다. 그의 서러움이 전파처럼 상대의 가슴속에 와 닿는다. 왜인지 알수 없는 그의 슬픔이 자신을 이기려는 그의 절제된 의지와는 상관없이 함께 슬퍼할 수밖에 없다.

그는 가끔씩 그의 아내 고두옥(49세.주천)씨를 생각하며 아내의 자기희생에 관하여 깊은고마움과 애정을 갖는다. 동갑쟁이 동창생 고두옥씨가 볼 것 없는 그의 청혼을 흔쾌히 받아드려 사춘기 적, 그리고 그 이 후, 집안의 반대와 그 역경을 이겨 내고, 많은 형제들과 부모님을 함께 아우르며, 사업상의 어려운 고비 고비마다 슬기로움으로 대처한 아내의 그 힘이 천군만마의 그것 이였음을 그는 잊지 못한다.
우리의 고향사람 박찬복씨.

이치를 터득하면 시야가 넓어지나 시야가 넓어지면 외로움이 많아지는 것을 그는 안다 아쉬움으로 그리움으로, 세월의 깊은 방황 속에서도 그는 지우지 못하는 연민의 우수를 찾아 나선 나그네이다. 그는 누구이며 그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가는 나그네인가. 그는 인간이란 존재의 한계성 앞에서 [구름이 땅에서 왔듯이 운명이 우리들 자신 속에서 왔음]을 그는 기억한다.
지나 간 많은 세월의 의미들이 그의 큰 스승으로 그의 가슴에 새겨있을 것이다.
[박찬복씨 전화번호 011ㅡ715ㅡ5212]
/서울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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