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타당성ㆍ운영수익성ㆍ수탁자 선정 고민
기획ㆍ운영 프로그램 개발 집중해야

▲ 홍삼한방타운 조감도
군이 홍삼·한방타운 운영을 놓고 깊은 고심에 빠진 눈치다.
북부예술관광단지에 조성중인 홍삼·한방타운 운영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재검토에 나섰다.
지난 6일, 주무부서인 군 건설교통과는 간부회의에 ‘홍삼·한방타운 신축에 따른 주요 공종 재검토’라는 토론 의제를 상정하고 군수와 실·과장의 의견을 들었다.

재검토가 필요한 사유에 대해서 건설교통과는 △사업대상의 타당성 재조명 필요 △사업운영의 수지분석 불투명 △유지비 과다 소용으로 수·위탁 대상자 응모 기피 우려 등 세 가지를 들었다.
쉽게 풀어보면 현재 체험관에 핵심 시설로 들어설 스파(SPA)가 사업 타당성이 있을지, 시설을 갖췄을 때 손님이 들어 수지분석을 맞춰 줄 수 있을지, 이에 따라 시설을 맡겠다는 위탁 대상자가 있을지 걱정스럽다는 얘기다.

이날 이 같은 문제제기와 함께 건설교통과는 아토피성 질환 치료센터나 발리 마사지 사업 유치와 연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사업 구상(안)을 제시했다.
또, 유지관리 비용 과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냉·난방과 급탕 방식의 변경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현재설계는 냉방은 전기, 난방·급탕은 LPG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냉·난방은 지열시스템, 급탕은 전기로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음양오행 스파시설
이날 군에서 토론에 부친 홍삼·한방타운 시설은 북부예술관광단지 안에 들어서는 시설이다.
군은 1만 3천743㎡ 대지에 건물 두 동을 짓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심신 수련관(2천746㎡)과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4천933㎡)의 체험관이다.

총사업비만 166억 8천여만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지난해 3월부터 사업을 시작해 내년 5월까지 사업이 진행된다.
현재 심신 수련관은 2층 철근을 조립중이고 체험관은 기초 콘크리트 타설을 완료한 상태인 것으로 이날 군은 설명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심신 수련관에는 1층에 강사숙소와 2·3층에 객실 각 13개, 미팅룸, 수련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세미나를 할 수 있는 숙박시설인 셈이다.
체험관은 1층에 라커룸과 샤워실, 지상 2층에는 스파시설이 들어선다. 이 스파시설을 음양오행 프로그램이라 명명했다. 음·양과 ‘화·수·목·금·토’라는 오행을 테마로 스파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홍삼·한방타운에 들어서는 체험시설은 바로 이 스파시설이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한약재를 주 원료로 한 hay bath(일명 건초목욕), 홍삼팩 룸, 홍삼 거품목욕, 홍삼탕 등의 시설이 음양오행에 맞춰 들어서고 이외 최신예 스파시설이 몇 가지 추가된다.

◆위탁자 나설까 우려
이처럼 이미 들어설 시설에 대한 모든 설계를 끝마치고 공사에 착수한 지금에서 ‘재검토 토론회’를 주무부서에서 열었다는 것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군이 이번 사업에 꽤 큰 부담감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방증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같은 부담에는 이미 건설한 ‘한방약초센터’의 위탁문제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토론과정에서 송영선 군수가 “자칫 발을 잘못 내딛으면 약초센터 꼴이 날 수 있다.”라며 “수탁자를 미리 선정해 완공 전부터 수탁자와 시설을 점검하고 함께 논의하는 것을 고려해 달라.”라고 주문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6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시설물이 위탁자를 선정 못 해 방치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 안건을 제시한 건설교통과 관계자는 “이미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틀을 유지하면서 더 잘 되도록 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든  토론회 자리였다.”라고 설명했다.
 
◆아쉬움 남는 토론회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토론제안 부서의 토론 준비나 토론 참가자들의 집중도 모두 객관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송 군수와 함께 일부 토론자들은 도중에 자리를 떴다.

이날 토론회에서 송 군수는 ‘위탁자 사전 선정 주문’ 이외에 심신 수련관 내장재를 콘크리트 대신 목재를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만들어 줄 것과 체험관 1층 공간의 효율적 활용, 체험관 보조층 설치 재검토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또, 윤철 부군수는 “아토피 치료센터로 갈 건지 홍삼체험으로 갈 건지, 아니면 폼 나는 목욕탕 하나 지을 건지 이런 개념이 혼재되어 있다.”라고 꼬집는 수준에서 발언을 정리했다.

이생규 보건소장은 “정부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보양SPA’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라며 “현재 계획에는 식이요법이라 할 수 있는 음식 부분이 빠져 있어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이 소장은 또 아토피 치료센터는 보건소 주변에 한옥 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원봉진 경영관리실장은 “우리 군에는 아직도 수영장이 없다.”라며 “체험관에 50m 레인을 갖춘 수영장 시설을 반영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라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무게 있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브레인스토밍 수준의 토론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텐데 대부분 제시된 의견이 사전에 깊은 고민이 없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한편, 주무부서에서 고려하고 있는 지열시스템을 통한 냉·난방 운영에 대해서는 송 군수 등이 초기 투자비 과다 소요, 효율성 입증 어려움 등을 들어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기획·운영 프로그램 집중해야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건물 및 시설과 관련해서는 기술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설치하기로 한 스파시설을 다른 것으로 대체할 단계는 이미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하드웨어 측면의 논의는 굳이 전체 토론회에 부치기보다는 관련 실무부서에서 꼼꼼히 점검하고 검토하면 될 일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 부분이다. 하드웨어인 시설을 모두 완공하였을 경우 이 시설을 어떻게 운용·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군에서 답답해 하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일 것이다. 사실, 사업타당성 검토 단계에서 이 부분도 고민과 검토가 어지간히 끝났어야 할 대목이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군 관계자는 “홍삼·한방타운이 많은 이윤을 추구하는 위락시설이라기보다는 지역의 홍삼과 한방산업을 알리기 위한 체험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홍삼·한방타운 내 스파시설을 통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일주일, 최소한 3박4일의 체류가 필요하다. 시설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전문기술을 가진 테라피스트 등을 고용해야 하고 이용인원과 상관없이 시설도 연중 가동해야 한다.

잠깐 들러 지역의 홈삼이나 한방제품을 맛보거나 발라보는 수준은 넘어섰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수탁자 선정’ 문제를 벌써 고민할 수밖에 없다. 섣불리 달려들 수 있는 시설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스파에 적용한 ‘홍삼’만으로는 이것이 과연 지역의 홍삼·한방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으로서, 지역의 홍삼·한방산업을 알릴 수 있는 홍보·교육의 장으로서 적정한지도 의문이다. 서구사회에 이미 확산 되어 있고 우리나라에도 보급되기 시작한 고급 스파 시설에 홍삼을 구색으로 끼워 맞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게 때문에 군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더 매달려야 한다. 시설물 설립 주무부서뿐만 아니라 관광이나 기획, 농업 등 해당 부서 관계자들과 외부 전문인력 등을 모아 ‘홍삼·한방타운 기획·운영 프로그램’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철저한 준비 없이 건물을 준공하고 위탁자를 찾아나선다면 큰 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군의 예상처럼 매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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