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숙(67, 마령면 평지리)

아침 새벽에 고추밭에 약 하고 집에 와 보니 학교 갈 시간이 넘었네요. 나는 정신없이 씻고, 영감님 아침식사 할 것 차려 놓고, 학생의 신분으로 학교에 가겠다고 영감님 한테 인사하였습니다.
아침밥은 생각도 못하고 학교에 가 보니 시작하였습니다.
오늘도 눈물이 났습니다.
서러운 눈물. 배우지 못한 글을 배우려 하니 나도 모르게 서러움이 복바처 옴니다.
항상 아들 일학년 단임 선생님께서 용기를 주시고, 어떻게 어떻게 하라고 일러 주시며 메시지를 해 보라고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일러주신 데로 해 보았습니다. 전해는 메시지가 오면 며느리 보고 보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내가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그런데 늙어서 배운 글이라서 연필을 놓으면 금방 잊어버려요.
아침부터 시골 사는 사람들은 분주합니다. 고추 따다 놓은 것을 씻어서 건조기에 너으려고 일찍기 일어나다 넘어졌다.
그런데 등을 다쳤다. 아프다고 해도 무심하게도 어쩌야고도 물어보지도 안고, 제가 인생을 잘 못 살았다 생각하며 아푼 걸 참고 고추를 씻다보니 학교 갈 시간이 되어 정신없이 일을 끝내고 방으로 들어와 보니 아홉시가 훌쩍 넘어서 또 아침밥도 먹지 못하고 학교에 갔습니다.
일교실이 끝나고 나는 배가 곱아서 설압장을 열어보니 사탕이 있어서 꺼내여서 두 개씩 나누어 줬다.
학교만 오며는 참 즐겁고 행복합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어린아이가 되어서 그림을 그려 봅니다. 저는 고추를 그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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