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읍 구룡리 예리마을 주민들 불만 '폭발'

▲ 한 주민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도로 주변을 가리키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장수-익산 고속도로가 개통된 가운데 예리마을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일, 진안읍 구룡리 예리마을 주민들이 제기한 민원을 협의하기 위해 관계기관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대책회의에는 예리마을 주민들과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제8공구를 시공한 삼부토건 관계자, 진안군 관계자가 참여했다.

주민들은 고속도로 개통 후 7호 국도가 기존의 급한 경사는 그대로인 대신에 선형은 더욱 굽어 주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한 주민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회랍시고 선형이니, 높이니, 몇% 낮추니, 해봐야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른다.”라며 “그저 고속도로를 개통하면 더 살기 좋아진다고 했기에 6∼7년 동안 기다렸는데, 완공이 되고 보니 예전보다 더 살기 어려워졌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선형을 바로 잡고 경사도 낮춰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또, 소음과 터널의 배수문제 등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했다. 고속도로 개통 후 소음이 심각하고 배수가 잘 안 돼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주민은 “원래 차도 잘 안 다니는 조용한 동네였는데 고속도로가 생기고 나서 너무 시끄러워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힌다.”라며 “아직 소음에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을 위해 방음벽을 설치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거센 민원제기가 있었지만 이날 열린 대책회의에서 해결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한국도로공사 측 관계자는 “이미 다 완공된 도로일 경우 재시공을 하려면 설계의 오류 등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해당 지역은 배수관도 설치가 되어있고 주어진 기준안에서 시공되었기에 설계에 결함 없다.”라며 “여기서 결정할 권한은 없지만 일단 현재는 잘 못시공한 것이 아니므로 재시공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라고 말했다.

민원발생구간인 제8공구를 시공한 삼부토건 측도 “방음벽 설치는 소음측정 적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설치가 가능하다.”라며 “정해놓은 기준치에 못 미치는 경우는 방음벽 설치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라고 답변했다.

한국도로공사와 삼부토건의 이 같은 답변에 군의회 김정흠 의장은 “이전보다 더 나빠졌는데 그것이 잘못된 시공이 아니면 무엇이냐.”라며 “설계에 문제가 없으니 그냥 넘어가자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참석 주민들의 반발에 한국도로공사 측 관계자는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강조하며 상부와 논의한 후 9일까지 주민들에게 답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9일 군 박태열 도시관리담당은 “한국도로공사 측에서 9일까지 답변을 주기로 했는데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예리마을 주민들은 재시공 의사가 없을 경우, 고속도로 관련 기관 모두를 대상으로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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