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계 고장 난 채 운행되는 농어촌버스
올해 32억5천800만원 지원했음에도 월급 미지급

2023년 농어촌버스 지원액은 재정지원 10억4천800만원, 벽지노선 손실보상 10억9천700만원, 공영버스 대폐차비 2억4천만원, 유가보조금 1억6천500만원, 단일요금 손실보상 6억7천200만원, 환승손실보상 3천만원, 카드수수료지원 600만원 등 총 32억5천800만원이다.
이는 25억2천400만원을 지원했던 2022년과 비교해 7억3천400만원이나 증가한 액수다.
농어촌버스 지원액이 증가한 만큼 주민들의 안전은 보장됐을까?

지난 16일 열린 건설교통과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농어촌버스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먼저, 의원들은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농어촌버스 기사들의 임금체불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 이루라 위원장은 "예산 심의 시, 농어촌버스 지원액을 증액하는 부분에 대해 '기사분들 임금이 미납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결해 주길 바란다'라고 요구했었다"라며 "올해 기사분들 임금 부분에 대해 체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안계현 건설교통과장은 "현재 10월분이 체납됐고, 3, 4분기에 대한 수당 등도 체납돼 3억3천만원 정도가 체납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 부분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무주군과 장수군에 보조금 집행을 빨리 하자고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루라 위원장은 "제보에 의하면 미납된 임금은 내년에나 지급이 가능하다고 회사에서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라며 "기사분들 생계와 연결된 부분이고, 또 이분들의 복지나 만족도는 결국 우리 주민들의 안전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적은 금액을 보조하는 것도 아니고, 많은 금액을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임금 체불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루라 위원장이 공개한 동영상. 농어촌버스가 56㎞/h로 움직이고 있지만(A) 속도계(B)는 0을 가리키고 있다.
이루라 위원장이 공개한 동영상. 농어촌버스가 56㎞/h로 움직이고 있지만(A) 속도계(B)는 0을 가리키고 있다.

◆움직이지 않는 속도계
"지금 동영상을 보면 차가 움직이고 있죠? 계기판을 한 번 봐 주십시오. 계기판의 속도계가 움직이나요?"
"……."
"지금 속도계는 0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럼 차가 안 움직여야 하죠? 그런데 과장님. 차가 어떻게 움직이는 거죠?"
"……."

이루라 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 현장에서 농어촌버스가 운행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안전문제를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진안군에서는 벽지노선 손실보상금만 지원해 준 것이 아니라 무진장여객에 지난 10년 동안 27대의 공영버스를 구입해 지원해 줬다"라며 "이렇게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군민들의 안전이 보장된다던지,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지던지 해야 하는데, 예산은 예산대로 증액이 되고, 주민 안전이나 서비스 만족도는 전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버스기사 임금문제와 농어촌버스의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행정에서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라며 "현재 무진장여객의 현실은 우리 군민들이 믿고 버스를 이용할 수 없을 만큼 심히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무진장여객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루라 위원장은 "무진장여객에서 운행하는 버스에 대해 문제가 있는 차량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할 것"이라며 "무진장여객 차량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와 함께 그 결과를 자료로 의회에 제출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몇 가구 살지 않는 곳에 '100억원을?'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몇 가구 살지 않는 작은 마을에 100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부귀면 수항리 영화마을 일원에서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손싯골 소하천 정비공사'에 28억9천300만원(균특 14억4천650만원, 군비 14억4천650만원)의 사업비가 사용됐다. 이어 '손싯골 도로 확·포장 공사'가 28억원의 사업비로 2025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진안군 하수도정비기본계획 수립 후 2027년 이후 하수도 정비공사가 추진 될 예정이다.
지난 16일 열린 건설교통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은 마을별 형평성 문제와 예산낭비 문제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손동규 의원은 "손싯골은 현재 주민등록 상 살고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라며 "하지만 군에서는 28억9천만원을 들여 소하천 정비공사를 진행했고, 도로 확포장 공사를 28억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또 상하수도 공사까지 진행된다면 공사비가 1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소요된다"라고 말했다.

손 의원은 "이 예산은 국도비 없이 순수히 군비로만 추진이 된다"라며 "몇 명 살지도 않는 곳에 이런 큰 돈을 들여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도로 확포장이나 상하수도 공사가 필요한 다른 많은 마을과 비교해 형평성에서도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안계현 건설교통과장은 "상하수도공사까지 하다 보면 거의 1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군비로만 100억원을 들여서 공사를 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고, 예산 중복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낭비요인이 발생하는 만큼 당분간 이 사업은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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