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수련관과 작은도서관,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진행

따봉 동아리가 베이킹 기초에 대한 멘토링을 진행했다.
따봉 동아리가 베이킹 기초에 대한 멘토링을 진행했다.

길다면 긴 겨울방학이 끝나간다. 도시지역에 비해 '할 것'이 없다는 농촌지역 청소년들에게 겨울방학은 더없이 길고 긴 시간이었을 것.

하지만 그 어느해보다 알찬 방학을 보낸 청소년들이 있다. 이들은 진안군 청소년수련관에서, 지역마다 운영되고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먼저, 진안군 청소년수련관.

진안군청소년수련관 동아리 회원들은 열정으로 진안의 한기를 녹여냈다.

베이킹동아리 따봉은 마을 봉사를 떠나기에 앞서, 베이킹에 낯선 신입생들에게 기존의 멤버들이 베이킹 기초에 대한 멘토링을 진행했다. 또한 쿠키 베이킹을 진행했고, 만든 쿠키로 수련관 이용 청소년들에게 나눔을 통해 마음을 전달했다.

베이킹 봉사동아리 따봉은 매주 토요일에 진행된다. 

고교 자치동아리 be-y에서는 신입생 모집을 위해 청소년들이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 내용으로는 반복된 일상에 지친 청소년이 수련관에서 농구를 하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친구를 보며 흥미를 느껴 같이 동아리 활동을 참여해 일상을 회복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영상은 3월 초 수련관 유튜브 채널에 게시 될 예정이다. 해당 동아리는 올해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어보는 광고, 단편영화를 주제로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흰구름도서관에서 진행된 '하룻밤 책 1권 함께 읽기 캠프'
흰구름도서관에서 진행된 '하룻밤 책 1권 함께 읽기 캠프'

◆책 읽는 겨울 방학

읍면별로 위치해 있는 작은도서관에서도 의미 있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백운면에 위치한 흰구름작은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랑 책이랑'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유애 사서는 "몇 년 전, 초등 4학년 학부모랑 걷기 운동을 하다가 '아이가 영어수업을 힘들어한다'는 고민을 들었다"라며 "읍까지 학원을 보내기는 교통편도 경제적 형편도 쉽지 않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도서관에서 한 3년 사서 선생님이랑 영어공부 하는 건 어떤가?' 하는 제안으로 '영어랑 책이랑'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한 명으로 시작한 영어공부는 어느 덧 5명이 되었다.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고 독후감을 내야 하고, 주 2회 영어공부를 1시간 30분씩 한다. 프로그램비가 넉넉하지 않고, 참여 아이들이 프로그램비를 지원 받을만큼 많지도 않기에 4년째 아이들이 꾸준히 소박한 공부를 하고 있다. 독후감 100편이 모이면 치킨 파티도 한다. 교재비와 간식은 도서관에서, 공부는 사서 선생님이랑 하기 때문에 강사비는 무료. 

이와 함께 백운면 흰구름도서관에서는 청소년독서캠프 '하룻밤 책 1권 함께 읽기'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지난 1월28과 29일 진행된 '하룻밤 책 1권 함께 읽기 캠프'는 14~16세 청소년 6명이 모여, 1937년에 출간된 요시노 겐자부로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었다. 

오랫동안 금서로 지정된 이 책은 최근에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작이 되기도 했다. 

약 87년 전 이야기지만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할 이야기들-꿈과 현실, 왕따와 학교폭력, 영웅에 대한 생각들 등등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김유애 사서는 "과연 참여할 아이들이 있을까? 게다가 전문 강사도 없고,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아이들이 책 한 권을 읽는 것이라 잘 될 것인가? 아이들에게 책을 재밌게 읽힐 방법은 없을까? 고민도 했지만 재미라는 것은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며, 책은 재밌게 읽는 게 아니라 지루함을 참아내며 스스로 재미를 찾는 것, 아이들 스스로 책에서 의미를 찾는 재미를 즐길 것이라는 믿음으로 캠프를 기획했다"라고 밝혔다.

홍보가 되자 마자 아이들 6명이 모였고, 캠프 날 엄마 한 분은 아이가 책 읽는 것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며 도서관 운영회원들과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베트남 쌀국수를 만들어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김유애 사서는 "1박2일 책을 읽고, 도서관에서 잠을 자면서 아이들은 무엇을 경험했을까? 매우 청소년다운 소감이 담겨 있는 짧은 독후감에서 또 소박한 감동을 느꼈다"라며 "백운면민들의 후원으로 제공된 간식과 식사도 맛있었다는 아이들의 감사 인사도 감동이었다"라고 말했다.

진안읍에 위치한 푸른꿈 작은도서관에서도 예비중학생을 중심으로 청소년 독서동아리를 결성해 운영했다.

매주 금요일, 함께 모여서 책을 읽고, 토론 및 감상문 쓰기 활동을 진행했다. 2월에도 역사 관련 책을 함께 읽고 토론과 글쓰기를 진행했고, 3월에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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