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추(Cabbage)

/동창옥 농업기술센터김치와 쌈밥용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배추는 십자화과 채소이다. 잎은 뿌리에서부터 포개져 자라고 속잎은 황백색, 겉잎은 녹색이며 잎, 줄기, 뿌리를 모두 먹을 수 있다.배추의 잎은 나선형으로 착생되며, 완전히 결구되더라도 잎의 끝이 겹쳐지지 않고 서로 마주보고 가까워지는 결구형(포합형=엽수형)과 잎끝이 겹쳐지는 결구형(포피형=엽중형)으로 나누어 진다배추의 결구과정은 일조가 충분하고 영양상태가 좋으면 식물호르몬 중 옥신이 체내에서 생성되고 이 옥신(Auxin=세포신장 촉진물질)이 잎의 뒤쪽으로 이동해서 세포를 신장시켜 그결과 잎의 뒤쪽이 표면보다 세포가 크게 발육하므로 잎은 서게 되고 결구상태가 된다.결구형은 단시 밑둥 부분만 결구하는 반결구형과 완전히 결구하는 결구형으로 나누어지는데 우리가 먹고있는 대부분의 배추는 결구형이다.7세기경 중국북부지방에서 재배되고 있던 순무와 중국남부지방에서 재배되고 있던 숭이 중국 북부지방의 양주(楊洲)에서 자연 교잡되어 배추의 원시형으로 나타났고 그 후 이 원시형으로부터 재배와 선발육성에 의해 16세기에 반결구배추, 18세기에 결구배추가 탄생된 것이다.줄기는 단축되어 로젯트(뿌리에 직접 잎이 붙어 있는 것 같이 보이는 상태) 모양을 나타내며, 꽃은 담황색의 복총상화서(複總狀花序)로 구성되어 있고, 꽃은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뿌리는 굵은 주근(主根)과 다수의 지근(枝根) 및 섬유근으로 구성되는데 품종에 따라 크기는 다르다.배추에는 수분함량이 매우 높고, 비타민A로 작용하는 카로틴을 비롯해 칼슘, 철분, 비타민C 등이 상당량 함유되어 있으며, 섬유질을 공급하는 채소이다. 배추에 들어있는 비타민 종류는 국을 끓이거나 김치를 담갔을 때 다른 채소에 비해 그 손실량이 적어 영양소 공급에도 커다란 역할을 하는데 배추 국을 끓였을 때 구수한 향기를 내주는 것은 ‘시스틴’이라는 아미노산 성분 때문이다. 배추가 우리 문화현상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1417년에 간행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으로, 당시에는 채소가 아닌 약초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그 전통을 말해주듯 예부터 민간에서는 배추를 생활상비약으로 많이 활용했다. 화상을 입거나 생손을 앓을 때는 배추를 데쳐서 상처 부위에 붙였다. 옻독이 올라 가렵고 괴로울 때는 배추의 흰 줄기를 찧어서 즙을 낸 다음 바르기도 했다.배추는 무엇보다 감기를 물리치는 특효약으로 꼽힌다. 배추를 약간 말려서 뜨거운 물을 붓고 사흘쯤 두면 식초 맛이 나는데 이것을 제수라고 한다. 제수는 가래를 없애주는 약효가 뛰어나 감기로 인한 기침과 가래 증상을 해소하는 데 아주 좋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채소로 알려져 배추 고갱이로 끓인 수프를 감기예방약으로 이용한다. 특히 배추 뿌리 차는 몸이 오슬오슬 춥고 머리가 아프면서 열이 날 때 마시면 아주 좋다. 우선 배추 뿌리를 깨끗하게 씻어서 흑설탕과 생강을 함께 넣고 푹 끓여서 음료 대신 수시로 마시면 된다. 이때는 되도록 찬바람을 피하는 것이 감기를 빨리 낫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배추가 감기에 효과적인 이유는 배추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C 덕분이다. 배추 속에 농축되어 있는 비타민C는 열을 가하거나 소금에 절여도 잘 파괴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이 기능이 다양한 배추를 김치재료만 알고 있어 소비가 늘지 않고 있는데, 배추 한통만 가지면 여러 가지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가장 안쪽의 노란 잎은 그 자체로 쌈장에 찍어먹어도 훌륭한 반찬이 되며 쌈용으로 이용해도 좋다. 또 가장 바깥쪽 겉잎은 배추 국을 끓이거나 배추 전을 만들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나머지 배추로 겉절이를 무치면 한꺼번에 대 여섯 가지의 요리를 해결할 수 있다. 봄부터 겨울까지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배추를 식품과 약용으로 다시 한번 인지하고 오늘 밥상에 올려봄은 어떨까 싶다. 여러 가지 반찬으로 이용하는 결구배추를 중국에서는 대백체 또는 결구대백체라고 하지만 산동성에서는 페이쯔아이(Pai-ts’sai), 상해에서는 황아채, 광주에서는 소채 또는 황아채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숭, 숭채, 백숭, 우두숭, 백채, 배차, 배채, 벱추, 배추 등으로 불리어 지면서 우리 식탁에 없어서는 안되는 채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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