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동 창 옥 진안군농업기술센터

전 세계적으로 곡물 파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식량자원 민족주의에 대한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식량 무기화가 고개를 들고 있다. 매년 인구가 늘어나면서 소비량까지 증가하지만 생산량은 정체됨으로써 수급 불균형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세계인구가 70억명에 달하며 가까운 장래에 곡물공급의 불안이 현실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브라운 박사는 「누가 중국을 다룰 것인가」라는 저서 중에서 2030년에는 중국이 3억톤의 곡류가 부족해서 세계적으로 공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 이외에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의 잠재적인 식량 부족문제가 존재하는 것을 고려해 보면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적인 식량부족 시대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미루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21세기는 물과 식량부족에서 인류 재앙이 촉발될 것이라는 예견이 어찌 보면 틀리지 않다고 보아진다.

지금 지구촌에서는 하루에 1만 7,000명이 굶어죽고 2만명이 영양실조 라는 보고가 있으며 아프리카 남부 4개국에서는 적어도 1,000만명의 사람들이 기아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한다.

급기야 먹거리의 심각성을 인식한 국제연합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각국의 정상과 고위급 대표들이 모여 세계가 처한 식량위기 의 고통을 넘기 위해서는 생산과 농업투자를 늘리는 길 밖에 없다고 결의 한 바 있다.

그렇지만 각국의 한정된 토지에서 생산을 늘리기란 쉽지가 않으며 가뜩이나 급격하게 진행되는 지구온난화는 일부 국가의 지역에서 사막화로 이어져 오히려 먹거리 생산량이 줄어드는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곡물 생산 수출국들은 수출 관세를 올리거나 수출물량을 제한하는 쇄국 조치를 취하는 형국에 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급박히 전개되는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류공존이라는 절대 절명의 과제를 인지하고 실천해가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빈·부국의 차이로 인해 쉽사리 정리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시점에서 우리 한국은 어떻게 할것인가? 라는 숙제가 문제인 것이다.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은 감소하고, 농산물 생산자재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농민들의 생산의욕마저 떨어뜨려 엎친데 덥친 격의 불안정한 생산구조를 갖고 있다.
뿐만아니라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은 5% 이하로서 식량자원 민족주의가 강화될 경우 심각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먹는 즐거움 같이 큰 행복이 없다고 하였다. '즐거움이 없으면 의욕도 없어진다'는 말이 실감을 느끼게 하는 요즘 우리들의 먹거리 환경은 수입 농산물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수입농산물 중 과학적인 검증이 없는 유전자조작의 곡물과 조류인플루엔자 광우병 등이 염려되는 축산물 유통은 식도락 붐, 건강식품 붐의 소비행태에 불안심리를 작동시켜 사고의 혼란까지 가중시키고 있다.

 그래서 미국 소고기가 먹거리로서 안정적이 못하다고 판단한 수많은 청소년들이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촛불을 높이 들고 수입반대를 외쳤던 것이다.
이것은 먹거리 부족에서가 아니라 안전한 먹거리를 구가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기가 태어나 자란 곳의 땅과 기후에서 자란 곡식을 제때 먹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자연의 섭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도 한때 포식의 시대라 불러지는 시절이 있었지만 수년 동안에 걸친 벼농사 풍작이나 식사문화의 변화(수입 농산물에 의존하는 빵 식사, 라면 등의 형태)에 의한 쌀 소비 감소로 쌀의 잉여가 대두됨으로써 국내 농업의 쇠퇴기를 재촉하기도 하였는데 기상이변으로 인한 심각한 흉작 때문에 사회적 혼란이 야기 되었던 과거를 잊어버리고 현실 속에 묻혀 지내는 안타까움이 상존하고 있다.

곡류와 육류, 그의 생산에 필요한 사료, 채소류 등의 공급이 현재는 수입에 의해 모두 해결이 가능하지만, 중장기 시점에서 보는 경우 안정적 공급은 매우 의문시 된다는 경종도 잊어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부터라도 생산과 소비구조를 균형있게 만들어가는 일에 우리 모두는 고민을 해봐야 한다. '식량확보', '식량위기'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정부는 대책을 내놓아야 하고 농민들은 국민에게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자임을 인정받도록 사명감을 가져야 하며, 소비자들은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에 앞장서는 농민들의 고충을 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음식물을 남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내 땅의 농산물을 구입하여 토종의 먹거리로 식탁을 가득 메우면서 피땀 흘린 농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는 아름다운 상생의 모습으로 건강을 지켜가는 삶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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