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사 람

▲ 안현심씨
안 현 심 씨
주천면 주양리 금평마을 출신
도서출판 분지 운영

안현심(52)씨는 시인으로 등단한 후 두 번째 시집 '사랑은 눈감을 수 없다'를 1999년도 출판했다. 이 한권의 시집 속에는 그녀의 행복했고, 애달팠던 고향에 대한 추억들이 가득하다. 그녀가 태어나고 성장기의 전부를 보낸 땅, 한 그루 나무, 반짝이는 물, 쓸쓸한 들길, 순후한 이웃들(책 표지에서 발췌), 고향은 그 자체만으로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고 추억이 되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안현심씨는 주천면 신양리 금평마을에 살았다. 학교를 가기위해서는 천을 건너야만 했던 곳으로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를 마치고 같은 마을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 등불에 의지하며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 자갈밭 걸어서 운일암 반일암으로 소풍갔던 기억,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학창시절의 추억이 곧 손에 잡힐 듯 아련하기만 하다.

"제가 주천중학교 1회 졸업생이에요. 중학교하면 복도 저 끝에서 한남윤 교장선생님이 뒷짐을 지시고 천천히 걸어오시던 모습이 생각나요. 그땐 건물도 오래된 목조건물이라 선생님이 걸어오시면 복도에서 삐거덕 삐거덕하고 소리가 났죠."

짧은 훈화를 하시더라도 진실이 있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던 선생님, 안현심씨 그녀는 학창시절을 떠 올리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던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함에 눈물이 맺힌다.

"전주여고에 입학을 했어요. 그 당시 시골중학교 출신이 명문고에 들어갔다고 난리가 났었지요. 신문에도 났으니까요. 하지만 집안 형편상 학교에 갈 수 없었어요. 학교에 가고 싶은 저는 선생님께 울며 매달렸지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돈을 조금씩 모아서 제 고등학교 입학금을 내 주셨어요."

도움만 받고 선생님들의 사랑을 제대로 돌려드리지 못함이 안현심씨 그녀의 가슴에 작은 한으로 남아있는 듯 했다.
 
◆다재다능했던 소녀

학교 다닐 때 그녀는 공부면 공부, 글짓기면 글짓기 등 다재다능한 소녀였다. 미술대회, 글짓기대회 등 학교에서 열리는 대회엔 항상 참석했고 시상식에도 빠지는 일이 없었던 소녀 안현심.

"한번은 무주중학교에서 무진장지역 예능경연대회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학교대표로 뽑혔는데 선생님 따라서 운일암 반일암 가서 수채화 몇 번 그려보고 대회에 나갔어요. 그리고 장려상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 시절엔 누구나가 그러했듯이 어려운 살림살이가 미래를 꿈꾸는데 큰 걸림돌이 되었지만 그녀는 쉽게 좌절하지 않았다. 재능을 키웠고 열정을 품었다. 그랬기에 지금 그녀가 있는 것이었다.
 
◆시인 안현심
"직장에서 신문을 봤어요. 독자란에 누군가가 시를 써서 보낸 걸 보고 저도 한번 보내봤어요. 그런데 보내는 글마다 실리더라고요. 그러다가 제 시를 본 대전 문학회 등에서 연락을 해 와 등단도 하게 됐어요."

그녀는 1990년 4월에 <장르>지에 '백목련' '미루나무' 등이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그 뒤 1992년 '수숫대가 자라는 가슴'이라는 첫 시집을 출간했고, 고향추억을 엮은 두 번째 시집에 이어 2002년 세 번째 시집 '하늘소리'도 펴냈다. 그리고 조만간 또 다른 시집도 출판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글 쓰는 것이 제 소질과 적성에 맞았나 봐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금방 기술(?)이 습득되더라고요."

시인 안현심. 그녀는 그렇게 글 쓰는 인연으로 인해 출판사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대전에서 '사람다운 사람과 책다운 책의 만남'을 모토로 삼은 분지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공부는 평생해야 할 일
안현심씨 그녀는 현재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 늦게 시작한 공부에 주위에서는 나이 먹고 뭐하려고 하냐며 좋지 못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녀는 지금 안하면 안될 것 같기에 방송통신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충북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대전 한남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위해 공부에 매진 중이다.

어려운 삶에 주저앉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고향을 생각하며 주저앉지 않을 수 있었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다는 안현심씨. 그녀는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또 다른 어려움이 다가와도 고향이 있기에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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