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방곡마을 자서전 '방곡에 살다'

▲ 방곡에 살다

자서전은 유명한 사람이나 돈이 많은 사람이 갖는 것이라 생각했다면 이 순간부터 편견이다.

들에 핀 들꽃, 풀 한 포기 가치 없는 것이 없는데 어찌 우리네 인생에서 기록해야 할 삶과 그렇지 않은 삶으로 나눌 수 있을까? 모두 하나 같이 소중한 삶이다. 그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의미 있는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왔다.

<2008 방곡마을 자서전 '방곡에 살다'>다. 2008농촌전통테마마을조성사업으로 만든 이 책은 펴낸이가 방곡마을 사람들이고 기획은 공공작업소 심심에서 했다. 펴낸곳은 부귀면 황금리 방곡마을과 진안군농업기술센터다.

무슨 사업이라고 하면 으레 건물을 짓거나 길을 닦는 줄 알았는데 세상에 이렇게 예쁜 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기쁜 일이다.

책 앞쪽을 장식하고 있는 마을의 모습과 주민들의 환하게 웃는 모습은 보는 이도 즐겁게 만든다. 책에는 마을주민 29명의 이야기와 황금리 황금두부 만들기가 소개되어 있다.

"어머님은 특공대를 조직해서 아주 조직적으로 서리를 하셨다고 한다. 그 대상은 감자, 고구마, 강냉이, 보리 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어린 꼬마들은 망을 보게 하고 몸이 날랜 언니, 오빠들이 서리를 해나오는 다소 고전적인 방법을 사용하였지만, 시골인심이 좋아 알고도 모른 척 보고도 못 본 척 넘어 가는 일이 많았다." -까칠한 매력의 소유자, 김애순 어머님 중에서-

파전 부쳐가며 오순도순 둘러 앉아 소싯적 이야기를 나눌 때 들을 수 있는 가깝고도 다정다감한 이야기들이 책 한 권에 올곧이 담겼다.

이번에 세상에 나온 '방곡에 살다' 같이 우리네 이웃의 이야기가 가득한 자서전이 책장을 가득 채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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