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구자인 <진안군청 마을만들기 지원팀장>

최근 진안군청 마을만들기팀에서 '마을알기퍼즐'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77개 법정리를 구분하여 진안 지도로 짜 맞추도록 되어 있어 재미도 겸하도록 만든, 전국 최초의 작업이다. 중앙지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 군 사례가 전국으로 빨리 퍼져나갈 것 같다는 예감이다.

이번 퍼즐은 진안에서 자라는 학교 아이들이나 지역주민, 향우회, 귀농귀촌인들이 마을 지명에 익숙하게 하여 애향심을 더욱 고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제작되었다. 사실 진안에 사는 주민들이 진안을 너무 모른다는 사실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마을 지명도 마찬가지다. 항상 다니는 곳만 알고 마을 이름도 듣기만 하고 어디쯤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교 아이들의 경우 초등학교 졸업하면 전주나 대도시로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지명조차 익숙하지 않으면 고향이란 느낌이 아무래도 약해진다. 아이들이 면이나 법정리, 행정리 이름에 익숙해지면서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

또 귀농귀촌인들도 이 퍼즐을 활용하면 진안에 빨리 정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낯선 땅에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사람, 지명에 익숙해지는 것이 첩경이다. 누군가 만나 대화를 나눌 때 지명 이야기가 나오면 대충 어느 면의 어디쯤인지 알고 있으면 이야기 내용이 훨씬 깊어진다.

개인적으로 일본 유학시절에 마을조사를 많이 다녔는데, 조사 가기 전에 항상 하던 일중의 하나가 그 지역의 지명과 역사, 인물을 미리 공부하는 것이었다. 미리 공부하고 주민 인터뷰를 하면 "언제 그런 것도 알고 있었냐?, 나보다 더 잘 아는 것 같다"고 하며 아주 친근하게 대해준다. 이처럼 마을 지명에 익숙해지면 사람 사귀기도 쉽고 지역주민이 되는 것도 더 빨라지는 것은 분명하다.

퍼즐을 배포하다보니 마을회관의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아주 좋아하신다. 이유를 알아보니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있고, 또 맨화투 말고 새로운 재밋거리가 생겼다는 주장도 하신다. 어르신들 말씀이 평생 진안 살면서 마을 이름만 들었지 어디쯤에 있는지 잘 몰랐는데 이렇게 하니 정말 공부가 된다는 식이었다.

이번 퍼즐 제작은 처음 하다 보니 오류가 없지 않고 앞으로 다양한 형식으로 계속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게임 형식도 다양하게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현재는 77개 법정리를 얼마나 빨리 맞추느냐에 집중되어 있고, 4분 50초가 최고기록으로 나타났다. 연습을 열심히 하면 아마 3분대까지 가능하리라 본다.

자주 하다 보면 새로운 게임도 개발될 것이다. 현재 구상중인 게임 형식으로는 '퍼즐의 마을 지명 오류 찾기', '면적이 가장 넓은(좁은) 법정리 찾기', '00마을(행정리)이 속한 법정리 알아맞히기' 등이다. 그리고 이번 퍼즐을 기초로 인터넷 온라인 게임을 만들자는 새로운 제안도 있다.

이번 퍼즐 사례처럼 마을만들기팀은 지도 작업을 매우 중시한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합의를 통해 지도 위에 마을발전 중장기계획을 입체적으로 표시하는 작업은 이미 두 차례 시도된 적이 있다.

또 2006년에는 마을지도 달력, 2008년에는 읍면지도 달력이 제작되었다. 조만간 새로 시도하게 될 작업은 마을과 마을을 연계하고, 옛길을 복원하면서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로 진안을 답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 제작이다.

시범사업으로 실제 답사코스 가이드 행사도 몇 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이것은 진안을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것이고 '농촌 통째로 생활박물관' 개념의 에코뮤지엄으로 확장되어갈 것이다. 올해 7월 31일부터 열흘간 진행될 제2회 마을축제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다.

퍼즐은 현재 진안의 학생들 모두와 288개 마을회관에 배포되었고, 20여개 체험마을과 여러 기관 단체들에도 계속 배포중이다. 제작부수가 제한되어 모든 분들에게 배포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원하시는 분(단체)은 마을만들기팀으로 연락 바란다.

또 좀 더 재미있고 실용성도 있는 게임 개발이나 퍼즐보다 더 발전된 형태도 제안해주기 바란다. 올해 마을축제에서는 퍼즐을 가지고 다양한 게임 대회도 개최하고 시상도 할 예정이다. 많은 연습과 참여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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